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용범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6.9.1 © 뉴스1 허경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전격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1기 '경제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전면 교체됐다. 청와대는 정책 속도감을 위한 인적 개편이라고 설명했지만, 부동산 정책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 등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정책 기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춘추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김 실장이 어제 사의를 표명한 후 이 대통령이 오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이 장관 및 청와대 참모 인사를 발표한 지 불과 이틀만으로, 예상치 못한 사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실장의 사퇴와 관련해 "정책 집행에 있어서 활력을 찾고 동력을 내기 위한 인적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2~6개월인 점을 고려한다면, 어떤 참모가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부연했다.
다만 실장급 청와대 고위 참모가 교체된 것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김 정책실장의 사퇴로 지난달 30일 발표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까지 맞물리면서, 이재명 정부의 1기 경제 컨트롤타워는 사실상 전면 개편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부동산·레버리지 ETF 책임론 속 김용범 사퇴
김 정책실장의 사퇴 배경으로는 부동산 정책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 등 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된다. 김 정책실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금융 전문가로,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부동산·코스피 정상화 등을 총괄해 왔다.
정부 출범 1년 차까지만 해도 김 정책실장은 코스피 9000 돌파와 강남권 집값 안정세 등을 이끌며 이재명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미 통상협상을 마무리했고, 최근에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도 주도하는 등 경제 정책 전면에 서왔다.
그러나 정부 출범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서울·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불안이 이어지고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김 정책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졌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에는 여당 내부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일부 조사에서 30%대로 추락하는 등 하락세로 접어들자, 김 정책실장은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달 30일 발표된 개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김 정책실장의 사퇴 발표에 시간차를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부동산과 경제·민생 문제가 꼽히는 만큼, 향후 경제 정책의 기조나 추진 방식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까지 전망되고 있어 성난 여론을 무시한 채 부동산 정책 등을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관·이억원 등 후임 후보군 거론
관가의 관심은 일찌감치 '차기 정책실장'으로 쏠리고 있다. 정책실장은 경제 부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만큼, 공백이 장기화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대미 투자 협상과 메가프로젝트 등 속도감이 중요한 현안도 적지 않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직 인사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새 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이형일·홍지선 차관을 승진 발탁한 것처럼, 검증된 현직 관료를 중용하는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초대 정책실장 하마평에 올랐던 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문재인 정부)과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실장 공백 우려에 "인적 개편 자체가 2기 경제 정책 라인 활성화를 위한 조치인 만큼 국정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인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비서실장을 비롯한 각 수석들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므로 정책은 차질 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