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와 박영선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 상임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권통문의 날' 기념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9.2 © 뉴스1 황기선 기자
박영선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 상임대표는 2일 "노력 의무에 그치고 있는 공공기관 임원 여성 비율 20% 목표의 실효성을 높이고, 상임 임원에 대한 별도 목표를 새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권통문의 날' 128주년 기념식 기조 발제에서 여성 임원 대표성 확대를 위해 이를 비롯한 5대 입법과제를 밝혔다.
여권통문의 날은 1898년 9월1일 서울 북촌 양반 여성들 주축으로 여성들이 찬동해 이뤄진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인권선언을 기리는 날이다. 매년 9월 1일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박 대표는 이 통문이 요구한 교육권·참정권·직업권 중 미완의 항목으로 직업권을 꼽으며 "여성의 고용 참여는 확대됐지만 조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자리로의 진출은 정체돼 있다"고 진단,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박 대표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법인 198개 사의 이사회 여성 이사 비율이 2019년 4.9%(55명)에서 2025년 17.5%(284명)로 늘었으나, 지난해 기준 여성 이사 284명 중 89.8%(255명)가 사외이사인 점을 지적했다. 법을 충족한 190개 기업 중 121개 사의 여성 이사가 1명뿐인 점도 지적했다.
또 집행임원엔 여성 진출이 낮고, 공공기관 임원(기관장·이사·감사)의 여성 비율은 2022년 23.6%로 저점을 찍은 뒤 2025년 20.5%까지 떨어져 "오히려 뒤로 물러섰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이에 5가지 입법과제로 먼저 공공부문의 선도 회복을 들었다. 임원 여성 비율 20% 목표를 실질화하고 상임 임원에 대한 별도 목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어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의 '전원 특정 성 금지' 요건을 이사회 규모별 최소 비율 기준으로 전환해 규범이 '단 1명'이 아닌 실질적 대표성을 지향하겠다"며 "이미 충족한 기업엔 단계적 이행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 2조 원' 기준에 대해선 "기업 규모별로 유예기간을 갖춘 단계적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적용 대상 확대를 거론했다.
미등기 집행임원 성별 현황 공시 의무화를 통한 '집행라인 가시화'와 임원 후보 선임 절차 투명화도 언급했다.
행사엔 한성숙 국무총리와 남인순 국회부의장,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국민의힘 소속 김정재 국회 성평등가족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리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여성이 남성을 앞선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 1위 불명예를 안은 게 현실"이라며 "일과 출산,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경력 단절을 겪는 여성도 많다"고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일-가정 양립 부분뿐만 아니고 인공지능, 고부가가치 관련 부분에서 어떻게 여성 역할을 높일지, 의사결정 단계 속 여성 확대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부분이 많다"며 "능력만큼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양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남 부의장은 "남녀 동수 사회로 가기 위해선 남녀 동수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그 소임을 함께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원 장관은 "지난 1년간 성평등가족부가 제자리를 찾는 데 힘을 쏟았다. 많은 여성이 함께해줘 가능했다. 부처 장관으로 있을 때 혼자 일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여성의정의 활동이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을 더 강력하게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힘든 만큼 남성도 훨씬 더 역차별 속에서 많이 힘들어한다"며 "그들의 공감을 끌어내야 우리 입법 활동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유능한 여성 인재가 경력 단절, 유리천장 때문에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면 국가경쟁력에 손실"이라며 "여성 지도자를 길러내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남녀평등이 결국 여성 위하는 길 같은데 그렇지 않다. 좋은 사회를 만들면 그게 남성을 위하는 길"이라며 "남자들도 앞장서서 양성평등과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는 "한국경제도 여성이 참여할 때 뛰어나게 발전한다는 것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며 뜻을 합치자고 했다.
한국여성의정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 등을 위해 여야를 초월해 여성 국회의원이 2013년 설립한 국회의장 산하 법인이다.
smit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