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세력” 또 드러난 계파 갈등, 친청계는 반발

정치

이데일리,

2026년 9월 02일, 오후 04:19

[이데일리 허윤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전당대회가 끝난 지 2주가 넘었지만,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외줄을 타는 듯한 아슬아슬한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인천 인스파이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정청래 전 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인천 인스파이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정청래 전 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번 텔레그램 건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힌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됐다. 강민구 윤리감찰단 부단장이 박선원 최고위원에게 “정청래 세력들이 김기표(윤리감찰단장) 의원에게 작업 들어 온 듯하다”며 “빨리 가서 장악해야 할 듯하다”라고 보낸 메시지가 카메라에 찍혔다. 김민석 대표는 당일 늦은 오후 강 부단장을 즉시 해임했다.

전대 기간 드러내놓고 격돌했던 계파 갈등이 잇따라 화합을 강조한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며 표면적으로라도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민주당 워크숍에서 김 대표가 강연 중 정청래 전 대표의 실명을 언급했고 이에 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당원에게까지 번졌다. 여기에 이번 텔레그램 건까지 겹치며 쉽게 좁힐 수 없는 간극과 마주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최고위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최고위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친청계 최민희 최고위원은 2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세종 최고위원 회의에서 “내적·외적 통합과 연대를 얘기하고 있는데 구두선이 되지 않으려면 언행일치가 돼야 한다”며 “인내와 절제는 지도부의 몫만이 아니라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텔레그램 건에 걱정이 많이 됐지만 김민석 대표께서 신속하게 대응해주셨다”며 “빨리 해소하고 우리가 하나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친청계가 반발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 당직자의 줄서기 관행을 들어왔다면서 이번 텔레그램 건을 통해 실체를 확인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대 기간 중 불공정한 것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었고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등 부실한 전대 관리로 걱정이 많았다”며 지난 전대 선거를 언급했다.

또 가장 큰 피해자는 윤리감찰단이라며 “특정 지도부와 윤리감찰단 부단장이 ‘정청래 세력’을 운운하며 사적으로 인사 관련 언급을 할 정도”라면서 “이런 윤리감찰단이 이중잣대, 표적 감찰을 안 하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최민희(오른쪽부터), 이성윤, 한민수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최민희(오른쪽부터), 이성윤, 한민수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 다른 친청계 의원인 이성윤, 한민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이 의원은 “윤리감찰단은 ‘우리 편이 장악해야 하는 조직’이 아니라 ‘어느 편에도 장악돼서는 안 되는 조직’이어야 한다”며 “의견은 특정인에게 보내는 사적 문자가 아니라, 당헌, 당규에 따른 당의 공식 절차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지를 갈라놓고, 또 민주개혁 진영에 무엇이 남겠느냐”며 “‘정청래 세력’, ‘작업’, ‘장악’은 또 다른 반명·분열주의”라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정청래 세력’, ‘작업’, ‘장악’,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후속탄인가”라며 “민주당과 민주개혁 진영을 어디까지 망쳐야 속이 시원하겠는가”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강 부단장 해임으로 진화에 나섰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런 물의를 빚으면 해임 조처가 당연하다는 의견이었기에 적절한 조치였다”며 “대표뿐만 아니라 지도부가 어제 (메시지) 내용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제에 대한) 해석은 할 필요가 없는 거 같고 해임 조처로 끝난 게 아니겠느냐”며 “간단한 문제는 매듭짓는 게 지도부의 결단력이고 추진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을 아꼈다. 차기 윤리감찰단 구성에는 “아직 논의된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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