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동희의 시선] 만화 속 아이돌이 현실 차트 정복? K팝의 새로운 권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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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7월 12일, 오전 11:16

(MHN 홍동희 선임기자) 최근 K팝 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은 어쩌면 현실이 아닌 가상에서 터져 나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 아이돌 '사자후'의 노래 'Your Idol'이, 전 세계 수많은 실제 아이돌을 제치고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는 한때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던 버추얼 아이돌이 더 이상 현실의 '대체재'가 아님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는,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플레이브(PLAVE)와 새로운 팬덤 공식을 쓰는 스킨즈(SKINZ)가 있다. 이들은 K팝이라는 장르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 무한한 상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몸소 증명하며 K팝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플레이브의 성공은 버추얼 아이돌이 현실의 경계를 얼마나 완벽하게 허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해 신인상을 수상하고,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K팝의 심장부인 일본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최근 일본 데뷔 싱글로 오리콘 데일리 싱글 랭킹 1위에 오르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잘 만들어진 콘텐츠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국경 없는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신예 스킨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버추얼 아이돌만이 가질 수 있는 '세계관 확장'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들은 현실에서는 구현 불가능한 판타지적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최근의 행보는 특히 영리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적인 OST 챌린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작품의 거대한 팬덤을 자연스럽게 자신들에게로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이 짜릿한 경험은 팬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새로운 팬덤 형성의 공식을 쓰고 있다.

이처럼 플레이브가 '현실 아이돌'의 활동 영역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면, 스킨즈와 사자후는 '가상 세계'의 이점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보여주고 있다. 사생활 논란이나 스캔들의 위험이 없는 안정감,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한 메타버스 콘서트 등의 무한한 확장성은 이들이 가진 막강한 무기다.

버추얼 아이돌이 열어갈 미래는 우리의 상상 이상일지도 모른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하여 팬 개개인과 맞춤형 대화를 나누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내 눈앞에서 공연을 펼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현실의 아이돌과 협업하여 듀엣 앨범을 내는 등,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콘텐츠의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결국 '사자후'의 차트 1위와 플레이브, 스킨즈의 약진은 '얼굴 없는 스타'의 반란, 그 이상이다. 이들은 K팝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이끌어갈 당당한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블레스트, 브릿지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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