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오세나 인턴기자) 배우 서범준이 ‘정수겸’으로 단단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서범준은 지난 17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에서 조선시대 홍문관 최연소 교리 ‘정수겸’ 역을 맡아 풋풋하면서도 단단한 순애보를 그려냈다.
서범준은 이번 캐릭터를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간직한 사철나무" 같은 인물이라 표현하며, 끝까지 변치 않는 진심과 순정을 지닌 점을 가장 큰 매력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착한 서브남주’라는 이미지에 갇히지 않기 위해 상대에 따라 대사 톤과 태도를 다르게 설계해 수겸만의 입체감을 살렸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감정의 결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수겸이라는 인물이 끝까지 지켜야 할 중심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범준은 2025년 하반기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우주메리미'에서 말씀한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를 갖춘 엄친아 김우주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하 서범준의 일문일답 전문
Q.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소감은?
A. 안녕하세요.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에서 정수겸 역을 맡은 서범준입니다. 수겸이로서 첫인사를 건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종영 소감을 한다는 것이 매우 아쉽기도 하고 놀랍습니다. 시청자분들의 수요일, 목요일 저녁은 어떠셨나요? 평소에는 그냥 지나갔던 수요일과 목요일이 제게는 매우 기다려지고 설레는 요일이 되었습니다. 시청자분들 또한 수겸이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며 조금이나마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수, 목 저녁이었기를, 다음 주가 매번 기다려지는 밤이었기를 고대해 봅니다.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는가?
A. 에너지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현장이었습니다. 배우들 간의 케미를 넘어서 모든 스태프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현장이었고요. 겨울 사극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선배님들을 통해 자주 들었었는데요. 제게는 우리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식구들 덕분에 몸은 추울지언정 마음은 정말 따뜻했습니다.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과 선물이 된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Q.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A. “너무 무서워할 필요 없단다. 소문보다는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을 믿는 게 가장 좋거든”
이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수겸이가 첫 등장할 때 했던 말입니다. 수겸이는 자기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것은 섣불리 단정 짓지 않고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려울 수 있는 이 행동을 첫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한결같이 보여주는 수겸이를 관통하는 대사이기에 기억에 남습니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서브 남주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겸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며칠 전 사철나무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철나무는 키우는 것이 까다롭지 않아 도시나 시골에서도 잘 자라고, 습하거나 메마른 땅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며 햇볕을 좋아하지만, 반그늘 이상의 볕만 있어도 쉽게 뿌리를 내린다고 합니다. 또 나무를 여러 개 심어도 서로 경쟁하지 않고. 가지를 잘라내도 새싹을 틔운다고 하고요. 이 사철나무에 대한 글을 보는데 수겸이가 떠오르더라고요. 사철나무의 모든 특징이 수겸이의 일생을 말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꽃말 역시 “변함없다”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사시사철 푸른 잎을 가진 사철나무처럼 늘 한결같은 모습이 수겸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수겸 역을 연기하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궁금하다.
A. 한 사람을 한 단어로 단정 지을 수 없듯이 ‘상냥하고 착한 서브남주’라는 말에 갇히고 싶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이 말에 갇혀 연기하다 보면 수겸이가 입체적이기보다는 단편적으로 보일 것 같았거든요. 아무리 착한 사람이어도 화가 날 때는 거칠어질 수 있듯 수겸이에 대한 큰 뿌리는 있지만 상황과 인물에 따라 변화를 많이 주고 싶었습니다. 번이, 아버지, 은애 낭자와 이야기할 때의 톤 앤 매너를 모두 다르게 가져가거나 하는 방법으로요.
Q. 앞으로 배우로서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A. 매 작품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날 때마다 제 안에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고 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끊임없이 인사드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Q. 시청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
A. 추운 겨울에 수겸이를 처음 만나 뜨거운 여름에 우리 수겸이와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마지막 회 선책낭자의 내레이션이 떠오릅니다. “이야기는 그 이후로도 계속된다”, “결말이 정해져 있어도 운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용기는 앞으로 우리를 행복한 이야기 속에서 영원히 숨 쉬게 만든다”. 이처럼 수겸이 또한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있었기에 수겸이만의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어떤 일이든 단정 짓거나 포기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찾는 행복이 아닌 자신만의 행복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와 수겸이를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MHN DB, KBS 2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