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모, 母떠난지 2년됐는데 "투병중인 父에 말 못해..잘못될까봐" 먹먹(4인용식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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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9월 15일, 오후 10:34

[OSEN=김나연 기자] 배우 이필모가 모친이 세상을 떠난지 2년째 부친에게 부고를 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15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는 이필모, 서수연 부부의 집을 찾은 박경림과 이종혁, 김민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필모는 아내 서수연과 함께 손수 요리 준비했다. 이후 박경림과 함께 서울예대 연극과 93 동기인 '찐친' 이종혁과 김민교가 집을 방문했다. 이후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서수연은 자리를 비켜줬고, 이필모는 박경림, 이종혁, 김민교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박경림은 "동창분들 와서 축하해줘야하는게 이필모 선배님이 대전대 공연예술영상콘텐츠학과 전임교수로 임명됐다. 너무 축하할일 아니냐"라며 "교수님이면 옛날로 치면 우리가 출세했다고. 최고의 명예다"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세분 말고 또 동기있냐"고 물었고, 김민교는 "잘된사람 많다. 저희 동기는 김수로 형, 정성화 씨 라미란 씨 임형준 씨. 꽤 많다"고 전했다.

이에 박경림은 "학교다닐때 재밌었겠다"고 물었고, 이필모는 "저는 학교 들어왔는데 시험을 다시쳐야겠다 싶었다. 보니까 머리를 꼬랑지 기른애가 있지 않나. 한쪽 귀 여섯개씩 뚫은 애가 있지 않나. 머리 짧게 하고 고등하교 졸업하고 와서 괴리감이 엄청 셌다. 그래서 이런 애들하고 내가 학교 같이 다녀야하나? 이런 느낌. 뭔가 여기 있으면 안된다 이런 생각 들었다"며 "종혁이는 되게 착한 모범생 느낌이었다. 그리고 순정만화 느낌이 있었다. 민교는 여자친구가 현재 여자친구가 한 10번째쯤 되겠는데? 싶을 정도로 여자친구하고 잘 어울렸다"라고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렸다.

박경림은 "연극을 시작한 시기가 비슷하냐"고 물었고, 이종혁은 "거의 똑같다"고 답했다. 이필모는 "돈 못버니까 열정만 가지고 했다"고 전했고, 김민교는 "극단 이름이 '자세 레퍼토리였다. 작품 제목은 '서푼짜리 오페라'였다"고 밝혔다. 이종혁은 "현수막이 있지 않나. 그걸 걸돈이 없었다. 우리는 공연 7시면 5시까지 와라 해서 무대 의상을 입고 길거리 퍼포먼스를 했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민교는 "포스터 들고 조폭이 작품에 나온다. 필모가 두목역 옷입고 나머지는 똘마니가 돼서 쫓아간다. 필모가 손짓하면 우리가 포스터를 막 붙였다. 붙이고 나서 다같이 박수 3번 쳤다. 이걸 아무말 안하고 계속 하는거다. 사람들이 신기하니까 뭐지 하고 보고 쫓아오고 웃고 그래서 관객이 줄서서 봤다"라고 당시의 인기를 전했다. 그렇게 3년정도 공연을 하다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그러던 중 박경림은 "민교오빠는 사실 사고가 크게 났지 않나"라고 물었고, 김민교는 "공연중에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공연끝나고 병원갔는데 수술하고 나서 걷긴 하는데 절거라더라. 뛰지 못할거고, 걸어도 절것 같다고. 병원 6개월, 집 1년 해서 1년 반동안 아무것도 못했다. 그게 3달, 4달, 6개월 지나니까 볼것도 없더라. 주변에서 게임하면 시간 잘간다고 해서 집에서 게임 하다가 내가 GTA 연기를 만든거다. 그게 나를 확 알리게 해주고, 그걸로 광고도 많이 찍었다"며 "살아보니 제일 절박하게 힘든게 결국 나한테 쌓이고 에너지가 되는 경우가 많더라"라고 돌이켜 봤다.

10년간 무명이었던 이필모 역시 알바로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저는 진짜 안해본게 없다. 뮤지컬 세트를 만드는 유명한 회사 있는데 한군데 들어가서 망치들고 세트 만들고 트럭에 싣는 상차, 하차 해서 셋업도 했다. 그때 '명성황후' 초연이었을때였다. 공연 중에는 40회 넘는데 그 옆에서 누구 하나 혹시라도 잘못될 수도 있지 않나. 대본을 다 외웠다. 기회가 올수도 있으니까"라고 간절함을 전했다.

이어 "'사랑과 전쟁'도 출연했다. 제목이 '형수와 도련님'이다. 내가 도련님이었다. 진지하게 접근했다. 이건 작품이다 하면서. 그때 형수님이 도련님을 너무 사랑하는데 친형이 비행기 지장이라 집을 자주 비운다. 어느날 불륜 알게 돼서 귓방망이를 때린다. 연기로 하시겠지 했는데 갑자기 눈빛이 이상하더니 한방에 가자고 하더라. 알겠어요 했는데 빡 맞고 진짜 하얘졌다. 너무 세게 맞고 하얘진거다. 다시 맞을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대사가 기억날때까지 호흡 하다가 마침 기억이 나서 대사했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로부터 10년만에 '며느리 전성시대'가 35.3%, '너는 내운명' 43.6%. '솔약국집 아들들' 44.2% 등 시청률이 대박나며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메인 광고까지 다 꿰찼다고. 김민교는 "광고 촬영하기 6개월전에 얘가 갑자기 힘들다고 술한잔 사달라 해서 무슨일 있는줄 알고 걱정돼서 얘네 집 앞에 가서 술사준적 있다. 그때 저는 연기 레슨하면서 돈벌고 있어서 술사줬는데 사주면서 조언을 내딴에는 했다. '우리처럼 좀 하는 애들이 관심 갖는 시대가 언젠가 오지 않겠나 좀만 버티자' 했다. 그러다 6개월 지났는데 갑자기 얘가 대기업 마트 광고가 나오더라. 바로 전화했다"라고 말했다.

박경림은 "잘되셨을때 어머님 좋아했죠?"라고 물었고, 이필모는 "나중엔 본인 사인을 준비하시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어머니가 재태크를 잘하셨다더라"라고 묻자 "제가 돈관리 못한다. 제가 원래 방배동에 집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잘 하셔서 몇번을 그 옆으로 옮기고 하다가 지금은 그것들이 잘 됐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다 키우신거다. 절약하고 아껴가며. 저희 아버님께서는 자식을 셋을 낳으시고 일생동안 돈을 벌지 않으시고 되게 한량처럼 일평생을 사신 분이다. 사실 예전에는 동네 아주머니끼리 계모임 하면 거기서 몇만원 남겨서 한달살았다. 저는 어릴때 푸짐한 밥상은 꿈도 못꾼다. 저는 자반을 그렇게 많이 먹었다. 고등어가 팔뚝만한 고등어 두마리가 500원인데 이건 엄청 짜니까 일주일은 밥만 있으면 된다. 저희 어머니 일생을 절약하면서 지냈다"라고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연기를 해서 출연료를 받는 시점부터는 몇백만원은 제가 들고 천만원 넘어가면 어머니한테 드렸다. 그렇게 한 20년 드린거다. 저는 친구들하고 조용히 만나서 소주 한장 먹으면 되니까. 돈이 그렇게 있을 이유가 없다. 근데 그걸 가지고 어머니는 일생에 못해본 누가 수입을 준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연극하고있으면 전화온다. '빨리와' 해서 가면 '도장찍어' 하고 도장 찍으면 이게 건물이 돼있고, 뭐가 돼있고"라고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제 인생에 큰 고비. 연기할때도 마찬가지지만 인생의 결정 내려야하는 큰 고비. 아직 이걸 잘 모르겠어, 또 어떤 캐릭터에서 이 사람은 어떤 생각에 이런걸 했을까 잘 상상 안가, 했을때 어머니한테 여쭈면 명쾌하게 '이런거 아냐?' 한다. 근데 그 혜안이 여태 배우로서 저를 있게 해준 길목마다 어머니가 다 해주셨다"며 "어머니 돌아가시고 지금까지 참 그런생각 많이 난다"라고 지난 2023년 3월, 뇌경색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냈던 때를 회상했다.

이필모는 "우리 어머니 가시는 길에 내가 할수있는 최선을 다 하자. 그래서 한 층을 혼자 쓰는 큰 곳이다. 그게 돈이 얼마가 됐든 우리 어머니 가시는데 내가 이건 해야겠다 싶어서 그걸 하고 그때 보면 상차림 주문 한다. 고기는 뭘로 할거냐 하는데 거기 있는거 다 달라고 했다. 국도 두종류로. 가시는데 그정도 해야지. 상 치르면서 사실 종혁이를 보면 좀 약간 틱틱거리고 하는데 이 친구가 어머니 돌아가셨을때 그 전날도 새벽 3, 4시까지 같이 있으면서. 술도 적게 먹은 술이 아닌데 한 2시간만에 다시 운구하겠다고 나타났더라"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제주도 가는 비행기를 처음 타셨을 때, 비행기가 뜨는데 '뜬다 뜬다' 하신게 기억난다. 소녀처럼"이라고 울컥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제주도에 보면 올레길이라고 있다. 427km인가, 코스가 20몇개 있는데 서귀포쪽 남쪽 11코스를 제가 혼자 다 걸었다. 길에 저 혼자밖에 없다. 혼자서 미친놈처럼 갑자기 막 북받치더라. 저는 지금도 어머니 마지막에 병원 가실때 입은 옷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봉지에 싸서"라고 말했다.

특히 이필모는 "어머니가 입원하고 4일만에 아버님도 들어가시니까 서로 다른 곳에서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그 이후 3개월이 지나서 어머니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다른 곳에 계시는데 귀가 잘 안 들리신다 사실. 기억력도 그렇게 온전하지 않으시니까 상 치르면서 그 고민을 많이 했다. 아버지한테 어떻게 말해야하나. 이걸 얘기 안하는것도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얘기를 하면 그게 좋을것 같지도 않고. 고민 많이 했다"고 고민을 전했다.

박경림은 "지금까지도.."라고 물었고, 이필모는 "느낌으로는 아실거라고 생각 든다. 어머니에 대한 얘기는 묻지 않으시더라. 1년이 지나도 안 묻고 2년이 지나도 안 물어보신다. 엄마 어딨냐라거나. 나는 그런 생각도 든다. 아버지가 일평생 같이 사신 어머니를 혹시 잊으신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이종혁은 "가민히 있는것도 좋을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전했다. 김민교 역시 "나도. 원래 반려자가 돌아가시는게 상처중에 제일 데미지가 크다고 하더라. 그런 경우 많이 봤다. 한분 돌아가시면 얼마 안 있어서 돌아가시니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필모는 "그럴것 같다"며 "그냥 쳐다만 봐도 자꾸 눈물 흘리시는데 그 얘기를 하면.."이라고 아버지가 받을 충격을 걱정했다. 그러자 박경림은 "잊으셨다기 보다 물었을때 확인이 돼서 확실해지는게 싫으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묻지 않고 듣지 않았을땐 희망이라는게 있으니까"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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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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