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효정 기자)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일본 최대 연말 음악 프로그램 NHK '홍백가합전(적백가합전)' 출연을 둘러싸고 황당한 음모론에 휘말렸다.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에스파의 출연 시각과 노래 가사를 근거로 '원자폭탄 투하를 연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자, NHK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최근 산케이신문, 야후 재팬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에스파는 지난해 12월 31일 방송된 '제76회 NHK 홍백가합전'에 오후 8시 15분을 전후로 무대에 올랐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오전 8시 15분을 떠올리게 한다" "8월 15일 한국의 광복절을 연상시키려는 의도 아니냐"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다시보기 화면을 근거로 해당 시간대에 에스파 무대가 배치됐다며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에스파가 이날 부른 곡 'Whiplash(위플래시)'의 가사 중 'big flash'(거대한 섬광), 'blow'(폭발하다), 'drop'(떨어지다) 같은 단어들이 원폭 투하 장면을 암시한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에 "일본을 모욕하려는 은유가 담겼다" "확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의적 연출" "NHK를 해체해야 한다"는 과격한 반응도 잇따랐다.
일부는 2022년 중국인 멤버 닝닝이 공개했던 조명 사진이 원자폭탄 버섯구름을 연상시킨다며 이번 논란과 연결하기도 했다. 최근 중-일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닝닝의 홍백가합전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던 만큼 논란은 더욱 과열됐다. 다만 닝닝은 녹화 당일 독감 확진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카리나, 윈터, 지젤 3인만이 방송에 출연했다.
NHK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강하게 선을 그었다. NHK 홍보국은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추측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정보"라며 "출연 시간과 무대 구성, 곡 선정은 전체 방송 흐름에 따른 것이지 어떠한 정치적-역사적 의도도 없다"고 밝혔다.
에스파 측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해외 아티스트의 출연 시각과 가사를 특정한 역사적 사건과 억지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세계적인 K-팝 그룹의 일본 무대가 음모론으로 왜곡되며 불필요한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사실관계에 근거한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MHN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