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단일 기관 사상 최다 규모 비위 적발' 음실련 사태, ‘통합 징수’ 논의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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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6년 2월 14일, 오전 09:41

(MHN 홍동희 선임기자)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발표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에 대한 업무 점검 결과는 이 오래된 격언이 2026년 대한민국 음악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했다. 지난 12일, 문체부는 음실련 운영 전반에 대해 실시한 업무 점검 결과를 토대로 단일 기관 점검 사상 최다 규모인 36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 개선 명령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적발된 내용은 충격적이다. 전무이사 A 씨의 6촌 친척 업체와의 특혜 거래,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유령 고문’ 의혹, 그리고 직원의 수당을 삭감하면서 전무이사의 연봉을 31%나 인상한 ‘이중 경영’까지. 5만여 명의 가수를 비롯한 음악인들의 고혈로 운영되는 공적 신탁기관에서 벌어진 일이라기에 그 수위가 높다.

하지만 음실련은 다음날인 13일 입장문을 통해 문체부의 지적이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되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음실련은 "명절 선물 세트는 오히려 시중가(6만 2,000원)보다 저렴한 5만 5,000원에 구매해 예산을 절감했다"며, 친인척 거래 역시 법령 위반이 아닌 담당 부서의 경쟁력 검토에 따른 결과라고 해명했다.

전무이사 A 씨의 연봉 인상에 대해서도 "징수 및 분배 실적을 목표 대비 각각 7%, 10% 초과 달성한 성과를 이사회가 반영한 정당한 결정"이었으며, 직원 강등 조치 역시 조직 슬림화를 위한 보직 재배치일 뿐 기본급 삭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문의 법인카드 사용 역시 호텔 내 식당 이용과 업무상 간담회 과정에서 발생한 실비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문체부의 지적과 음실련의 해명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개별 단체의 도덕적 해이로만 볼 것이 아니라 ‘파편화된 징수 체계’라는 구조적 결함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음악 저작권 관리 체계는 저작권자(음저협), 실연자(음실련), 제작자(음제협) 등으로 징수 주체가 나뉘어 있다. 각 단체는 연간 수천억 원의 징수액을 다루면서도 폐쇄적인 내부 인사 위주의 이사회를 운영하며 사실상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음악 한 곡을 틀기 위해 여러 단체와 개별 계약을 맺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중복 행정 비용과 수수료는 결국 창작자와 실연자에게 돌아갈 몫을 갉아먹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음실련 사태를 계기로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음악 저작권료 통합 징수’에 대한 공론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합 징수는 여러 단체로 흩어진 징수 창구를 단일화하여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자는 취지다.

징수 주체가 일원화되면 정부와 외부 감사 기관의 집중적인 관리·감독이 수월해진다. 인맥 중심으로 얽힌 폐쇄적인 구조가 설 자리를 잃게 되며, 불필요한 행정 중복을 제거해 실질적인 창작자 분배금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음실련은 향후 5개년에 걸쳐 관리 수수료를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를 넘어선 시스템적 통합 논의가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단체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난관이 남아 있다. 징수 단체들은 "민간 자율성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이면에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판한다.

음실련 사태는 우리에게 분명한 과제를 던졌다. 공적 책무를 띤 신탁단체가 더 이상 내부의 논리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오는 2026년 7월 31일은 문체부가 음실련에 내린 시정 명령의 이행 기한이다.

이번에는 단순히 비위 의혹 인사를 처벌하는 수준의 ‘꼬리 자르기’로 끝나선 안 된다. 징수 창구의 통합과 지배구조의 전면적인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 통합 징수 논의는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 무너진 음악 산업의 신뢰를 회복하고 K-팝의 뿌리인 실연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시대적 요구다. 이제는 기득권 수호를 넘어 창작 생태계 전체를 위한 시스템 혁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사진=한국음악실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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