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김수형 기자]자극 대신 따뜻함과 공감의 시대. 요즘 방송에서 조금씩 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콘텐츠의 ‘도파민’이 아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착한 도파민’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예가 tvN 예능 ‘보검매직컬’이다. 프로그램 속에서 박보검, 이상이, 곽동연은 시골 마을에서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머리를 손질하고 삶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따뜻한 사람사는 '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이전 방송에서 박보검은 머리를 하러 온 할머니의 고민을 조용히 들어주는 모습이 비춰졌는데, 할머니는 93세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붕어빵을 두 개 사면 어머니가 항상 하나만 드시고 나 먹으라고 남겨둔다”며 시어머니의 사랑을 전한 모습. 이를 듣던 박보검은 “어머님의 시간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말을 건넸다. 단순한 미용 서비스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는 순간이었다.

박보검 뿐만 아닌 곽동연. 이상이 배우의 선한 영향력도 이어졌다. 곽동연은 이전에 방문했던 라옥자 할머니의 생일을 기억해두고 이른 아침부터 케이크를 준비했고. 이후 박보검, 이상이와 함께 직접 찾아가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했다. 이상이는 생일날 목욕탕에 가려던 할머니를 차에 태워 버스정류장까지 모셔다드렸고, 또 다른 91세 할머니의 집에서는 무거운 비료 포대를 옮기며 일을 도왔다. 공부 노트를 놓지 않는 할머니의 열정을 본 이상이는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며 이발소 연락처를 적어 건네기도 했다. 마치 친손자 같은 따뜻한 모습이었다.
세 사람은 머리 손질과 네일 서비스뿐 아니라 마을 심부름, 식사 자리, 사진 촬영까지 함께하며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박보검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발소를 둘러싼 기억과 삶의 이야기들이 오가며 이곳이 단순한 미용실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되었기 때문. 세 배우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지며 프로그램은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비슷한 온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은 또 있다. 배우 김태리가 출연하는 tvN 예능 ‘방과후 태리쌤’이다. 이 프로그램은 작은 시골 초등학교에서 김태리가 방과후 연극반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수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는데 폐교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를 배경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예능을 넘어 지역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냈다.

물론 첫 수업을 앞둔 김태리는 긴장과 부담감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을 보니까 갑자기 겁이 났다. 내가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김태리는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작은 학교의 일상 속에 스며들며 따뜻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프로그램은 SBS 예능은 ‘내 마음이 몽글몽글 상담소’ 역시 같은 결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발달장애 청춘들의 연애와 일상을 함께하며 따뜻한 조력자로 나서머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기도. 그리고 대망의 첫 방송에서는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안겼다.
특히 지적장애를 가진 한 청년이 “친구가 없다. 장애인이라고 싫어할까 봐 전화번호도 못 물어봤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는데, 과거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과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던 순간을 고백하자 이효리와 이상순은 “정말 힘들었겠다”며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며 "우리가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말해 먹먹하게 했다.

이 외에도 프로그램에서는 발달장애 청춘들의 첫 소개팅도 그려졌다. 긴장 속에 시작된 만남은 점차 부드러워졌고, 서로 음식을 챙겨주거나 외투를 입혀주는 풋풋한 모습이 이어졌다. 자극적인 갈등이나 경쟁 없이도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 서툴지만 진심 어린 모습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여태껏 방송가에서는 너도나도 경쟁하듯, 더 강한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여줬다. 갈등과 분노, 논란과 충격이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장치처럼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콘텐츠는 도리어 시청자들에게 대리 스트레스를 안기며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이미 현실에서 충분히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자극은 오히려 피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
그래서일까. 요즘 시청자들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다른 감정을 찾고 있다. 누군가의 선의와 진심, 그리고 따뜻한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감동이 잔잔하게 시청자들 가슴에 스며든 모습. 그것이 바로 ‘착한 도파민’이다.
'보검매직컬’, ‘방과후 태리쌤’, ‘몽글몽글 상담소’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고, 누군가의 삶에 작은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 이토록 귀한 무해함의 힘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방송이라는 강력한 전파력을 통해 이런 선한 영향력이 더 넓게 퍼지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일 터. 이렇게 지친 시청자들에게 ‘착한 도파민’이 더 많이 전하는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ssu08185@osen.co.kr
[사진] 보검매직컬, 태리쌤, 몽글상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