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박선하 기자) 담양 금성산성 동자암을 지키던 '스님 가족'의 현재가 조명됐다.
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과거 큰 화제를 모았던 청산 스님과 보리 스님, 그리고 세 아이의 근황이 공개됐다. 한때 산중에서 수행하며 가족을 이루고 살던 이들의 특별한 삶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바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보리 스님은 중학교 3학년 시절 폐결핵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요양 차 절을 찾았고, 그곳에서 청산 스님을 처음 만나게 됐다. 당시 스님이었던 그를 향한 마음은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감정이었고, 보리 스님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전환점은 뜻밖의 상황에서 찾아왔다. 부모님의 지속적인 중매 권유를 피하기 위해 보리 스님은 청산 스님에게 남자친구인 척 인사를 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청산 스님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선언했고, 이 한마디는 두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결국 청산 스님은 사랑을 선택했다. 종파를 바꾸며 보리 스님과 부부의 연을 맺었고, 이후 세 아이를 낳으며 가족을 이뤘다. 보리 스님 역시 남편을 따라 다시 승려의 길을 택했고, 이들은 동자암에 터를 잡고 속세와 거리를 둔 채 살아갔다.
하지만 현재 동자암에는 보리 스님만이 남아 있었다. 청산 스님은 2014년, 50대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그는 병원에서 심각한 신부전증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를 거부했고, 결국 한 달 만에 생을 마감했다.
보리 스님은 "병원에 가자고 했는데도 절대 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스님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걸 몰랐다.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청산 스님을 생각해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세 아이 역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과거 아버지를 따라 무예 수업을 받던 동자승들은 이제 절을 떠나 사회로 나갔고, 어머니를 걱정해 산 아래로 내려오기를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리 스님은 "이곳은 추억이 많은 곳이라 떠날 수 없다"고 말하며 동자암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신 보리 스님은 때때로 속세로 내려가 사람들과 만나고, 수행을 통해 얻은 위로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다"면서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고자 하는 것, 내 인연법으로 만난 분들한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 스님이 지키고 있는 동자암에 남은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특종세상'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