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규는 그간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서초동', '첫, 사랑을 위하여' 등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리며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온 준비된 인재다. 평범한 일상의 결을 세밀하게 포착해내던 그가 이번 스크린 데뷔작을 통해 그간 응축해온 연기 에너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속 조범규는 상경한 부산 청년의 초상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투박함이 묻어나는 사투리와 낯선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는 몸부림, 그리고 청춘이 짊어진 삶의 비애를 과장 없이 켜켜이 쌓아 올렸다. 정우를 포함한 베테랑 배우들의 에너지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단단한 균형감을 유지한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는 신인 특유의 서먹함 대신,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영민함을 보여줬다.
그의 연기가 특히 빛을 발한 구간은 캐릭터의 이면을 들춰내는 순간이었다. 철없는 사고뭉치처럼 보였던 외면과 달리, 할머니의 병원비라는 가혹한 현실 앞에 호스트바 출근이라는 비극적 선택을 감내하는 '깡냉이'의 처연함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눈빛 속에 슬픔을 가두어 둔 그의 표현 방식은 관객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성취는 캐릭터를 주변 어디선가 살아 숨 쉬는 인물로 치환하려 했던 조범규의 치열한 사유에서 기인했다. 무명 연기자로서 겪어온 실제 고민을 배역에 투영해 진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스크린 첫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 없는 감정 선을 유지한 그의 활약은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하다.
메가폰을 잡은 정우 감독 역시 지난 16일 언론시사회에서 조범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스타성이나 인지도라는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배역과의 싱크로율과 연기 내공만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범규 자체가 우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또 다른 '짱구'의 표본"이라며 4차 오디션이라는 험난한 관문을 뚫고 그를 발탁한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조범규는 "매 순간 배운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정진하며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묵직한 포부를 남겼다. 잠재력을 확신으로 바꾼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친 그가 앞으로 어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펼쳐 보일지 충무로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조범규의 열연이 돋보이는 청춘 수작 '짱구'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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