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장발의 아우라와 함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그는 사실 2000년생, 올해 나이 26세의 풋풋한 신예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시청자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부분은 정이찬의 '목소리'다. 그는 신주신이라는 인물의 묵직한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본인의 톤보다 훨씬 낮고 깊은 중저음을 새롭게 설계했다. 단순히 목소리를 굵게 내는 차원을 넘어, 천재 의사다운 냉철함과 신뢰감을 주기 위해 매일같이 발음 연습을 반복하며 정교한 딕션을 완성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는 나이를 잊고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드는 결정적인 무기였다.
인터뷰 현장에서 마주한 그는 드라마에서와 다른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캐릭터를 위해 입혔던 묵직한 가면을 벗어던진 그의 본래 음성은 20대 청년 특유의 쾌활하고 리듬감 있는 어투와 목소리였다. 극 중 인물과 본체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자신의 타고난 목소리마저 완벽히 지워버렸던 신인 배우의 치열한 몰입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알린 '정이찬'이라는 활동명에도 남다른 사연이 담겨 있다. 그는 본명 대신 정이찬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배우로서의 새로운 막을 올렸다. 대중에게 '신주신'이라는 배역 이름이 워낙 강렬하게 각인된 탓에 실제 이름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그는 이번 활동명 변경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자 했다. 그는 활동명에 대해 언급하며, 단순히 불리기 좋은 이름이 아니라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의지를 담았음을 내비쳤다.
성격적인 면에서도 반전은 이어진다. 실제 MBTI가 'INTJ'라고 밝힌 그는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사석에서는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청년의 모습이었다. 그는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뜻밖의 헬스장 에피소드를 꺼내놓았다. "운동하러 간 헬스장 라카룸에서 옷을 벗고 있을 때 어르신들이 신주신 아니냐며 알아봐 주셨다"며, 당시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라카룸 안으로 고개를 푹 처박은 채 감사하다는 인사만 겨우 건넸던 귀여운 일화를 전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비주얼적인 변신 또한 단순한 스타일링 변화 그 이상이었다. 정이찬은 신주신의 성숙한 분위기를 위해 그리고 임성한 작가의 요구에 의해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계속 머리를 길러왔다. 작품 초반에는 헤어피스를 붙여가며 연기를 했었고 후반으로 갈수록 실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장발을 표현했다는 그는 "장발 덕분에 실제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20대 정이찬 본연의 에너지를 보여줄 때인 것 같다"며 이미지 변신에 대한 확고한 주관을 내비쳤다.
작품 안팎에서 보여준 그의 철저한 노력 역시 반전의 핵심이다. 천재 의사라는 캐릭터를 위해 흉부외과와 치과 등 가리지 않고 의학 자문을 구하러 다닌 것은 물론, 단 몇 초의 수영 장면을 위해서도 수영장을 오가며 몸을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겉으로는 타고난 천재처럼 보였던 신주신의 모습 이면에는 신인 배우 정이찬의 지독한 연습과 몰입이 숨어 있었던 셈이다.
정이찬은 마지막으로 "눈으로 말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진중한 포부를 밝히며 로맨틱 코미디나 사극 등 한계 없는 도전을 예고했다. 드라마 한 편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가 '신주신'이라는 견고한 외투를 벗고, 이제 막 껍질을 깨고 나온 20대 청년 정이찬으로서 앞으로 어떤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줄지 업계와 대중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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