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가 된 지 1년여 만에 KBS1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 왕중왕전'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22살 신예 트로트 가수 하루(본명 김한결). 그의 우승 뒤에는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계실 어머니가 있었다.
하루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MHN스포츠 사옥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제가 고3 때 어머니가 직장암으로 2년 투병하시다 돌아가셨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2주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성시경 선배님의 '희재'를 녹음해서 들려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른 '희재'
"노래방에 혼자 가서 핸드폰 녹음으로 녹음했어요. 어머니가 많이 안 좋으셔서 누워 계실 때 옆에서 들려드렸는데, 많이 우시면서 '아들 노래 부르는 걸 응원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2주 만에 세상을 떠나셨죠."
하루의 어머니는 아들을 혼자 키우며 늘 걱정이 많았다. 노래하는 것보다는 직장생활을 하거나 기술이라도 배우길 바랐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음악만 생각했던 아들에게 다른 꿈을 권했다.
"어머니한테 노래 부르는 거에 대해서는 인정을 못 받았어요. 그래서 들려드리기가 되게 부끄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죠. 그런데 그때 직감을 했던 것 같아요. '이때 아니면...' 하는."
희재는 하루에게 너무나 큰 의미가 있는 곡이 됐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한 1년 반 넘게 한 소절도 못 부르겠더라고요. 계속 생각이 나서. 지금은 조금은 부를 수 있는데, 그때는 정말..."
"1승할 때마다 '엄마가 도와줬다' 생각했다"
2025년 4월 9일부터 5월 14일까지 KBS1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서 5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하루는 역대 최연소 5연승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12월 9일, 왕중왕전에서 최종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처음 뭔가를 도전했을 때여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방송에 나가고 노래를 들려드리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1승을 했을 때 '이건 진짜 어머니가 도와줬다, 엄마가 도와줬구나' 했죠. 2승할 수 있을까? 또 엄마가 도와줬네. 엄마가 도와줬네 하면서 그냥 5승까지 계속 그렇게 나갔던 것 같아요."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진짜 누군가 자신을 도와주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매 무대마다 어머니 생각을 하며 노래했다.
"저는 항상 노래를 부를 때 신나는 곡도 그렇고 슬픈 곡도 그렇고 항상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불러요. 어머니 보낸 지 얼마 안 됐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아직까지 없었거든요. 계속 일하고 어쩌다 보니까 또 가수가 되고 막 이러다 보니까 한 번도 쉴 시간이 없었는데, 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노래할 때밖에 없는 거예요."
팬덤 열세 뒤집은 '진심'
객관적인 인지도와 팬덤 규모에서 절대적 열세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하루는 매회 약 5만 표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우승까지 달렸다.
"저는 항상 무대 서고 나갈 때 '오늘 무조건 이겨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나간 적 한 번도 없거든요. 제가 준비한 거를 보여주자, 였는데 그 준비하는 게 항상 어머니 생각이었어요."
신나는 곡도, 슬픈 곡도 모두 어머니를 떠올리며 불렀다. "엄마가 좋아하시겠다, 이 곡은 특히나 어머니한테 더 들려드려야지, 이 곡은 엄마한테 기쁘게 불러드려야지. 이런 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흥미로운 건 아침마당 5연승 당시 한 번도 꿈에 나타나지 않았던 어머니가 왕중왕전을 앞두고 꿈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꿈에 나오셔서 힘내라고 응원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제 예술 활동의 가장 큰 뮤즈는 어머니"
하루는 인터뷰 내내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마다 목소리가 떨렸다. 태어난 지 몇 달 만에 부모님이 이혼했고, 아버지 얼굴을 모른 채 어머니 손에 자랐다. 외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5살 때부터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랑만 살았거든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어머니한테 들은 거고. 추억이 너무 많아요."
현재 하루의 예술 활동에 가장 큰 뮤즈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답했다. "어머니죠."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숯덩이'는 21살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깊은 이별의 감정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았다. "가사말 하나하나마다 저의 상황이나 제 경험들을 항상 대입한 것 같아요. 제 생각보다 어려서부터 제 또래 친구들이 대부분 갖고 있지 않은 경험들이 좀 많다 보니까, 그런 게 노래할 때는 도움이 많이 돼요."
"어머니가 성시경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셨다"
어머니는 성시경을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하루는 마지막 순간 희재를 선택했다. "원래부터 좋아하기도 하고, 들을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나서요."
지금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가 있냐는 질문에도 하루는 "성시경 선배님 노래를 워낙 좋아하셨어서, 그거를 제가 직접 한 곡이라도 불러드리는 게..."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24년 10월 트로트 솔로가수로 데뷔한 하루는 불과 1년여 만에 '아침마당' 최연소 왕중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어머니가 있었다.
"제가 우승하는 걸 하늘에서 보고 계셨을 텐데, '아들 잘했어'라고 최고로 기뻐하셨을 것 같아요."
오는 13일 방송되는 '무명전설'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하루. 그는 이번에도 어머니를 떠올리며 무대에 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