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윤우규 기자) 배우 박소담과 박해미가 고(故) 이순재와의 깊은 인연을 돌아봤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2 '셀럽병사의 비밀'에는 특별 게스트로 박소담과 박해미가 출연해 고 이순재의 삶과 배우 인생을 조명했다.
지난 2020년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이순재와 호흡을 맞췄던 박소담은 "오래전인데도 선생님을 생각하면 조금 울컥한다. 울지 않는 것이 목표"라며 남다른 출연 소감을 전했다. 암 투병을 이겨낸 박소담이 이번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 역시 이순재와의 특별한 추억 때문이었다.
그러나 울지 않겠다던 박소담은 영상 속 이순재의 목소리가 들리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니 벌써 위험하다. 도와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라며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이순재와 인연을 맺은 박해미 역시 "선생님의 영원한 며느리로서, 선생님에 대해 최대한 많이 들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순재가 생애 첫 KBS 연기대상을 받았던 순간도 다뤄졌다. 이순재는 지난 2025년 1월 드라마 '개소리'로 생애 첫 KBS 연기대상을 받으며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몰라보게 수척해진 모습은 많은 사람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박해미는 "저 상이 첫 연기대상이라는 소식에 너무 화가 났다. 아무리 상복이 없으셨어도 말도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순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54학번 출신으로 1948년 영화 '햄릿'에 크게 감동해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1960년대 드라마 '형사수첩'에서 범인 전문 배우로 악역 이미지를 쌓았고, 첫 출연부터 '중학생 성폭행범' 역을 맡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 이순재는 무려 20년간 무급으로 연기 생황을 이어갈 만큼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당시 생활고는 아내가 분식집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버틴 것으로 전해져 놀라움을 안겼다.
동료 배우들이 기억하는 이순재는 철저한 배우였다.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외우는 기억력으로 유명했고, 박해미는 연극 '리어왕' 당시 이순재가 2시간이 넘는 독백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단 한 번의 NG 없이 무대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피할 수 없었다. 이순재는 첫 연기대상을 안겨준 드라마 '개소리' 촬영 중 백내장 수술로 시력 이상을 겪었다. 여기에 청력 저하까지 더해져 보청기를 낀 채 매니저가 큰 소리로 읽어주는 대본을 외우며 연기 투혼을 발휘했다.
마지막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출연 당시에는 이미 체력적 한계에 도달했고, 연극이 끝난 뒤 폐렴으로 입원했다. '닥터 MC' 이낙준은 근감소증, 난청, 백내장, 폐렴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노인증후군'을 원인으로 짚었다.
병실에 입원한 이순재는 연극 대사를 읊으며 밤낮으로 연기 연습을 이어갔다. 이는 섬망 증세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만을 떠올린 그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공개된 병상 영상 속 이순재는 "하고 싶은 건 작품밖에 없다"며 연기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소담은 "선생님께서 '무대에서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너희와 이런 하루를 보내고 집에 가는 순간이 행복하다'고 이순재 선생님과 신구 선생님께서 항상 같은 말씀을 하셨다"며 "영상을 보고 나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지난 2025년 11월 수많은 후배들의 배웅 속에 영면에 들었다.
KBS2 '셀럽병사의 비밀'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며, 웨이브(Wavve)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사진=MHN DB, KBS2 '셀럽병사의 비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