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연휘선 기자] 전지현, 지창욱 등 빛나는 비주얼의 배우들 옆 더욱 대비되는 끈적이는 점액질 덩어리 같은 좀비들의 비주얼이 4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스크린 앞으로 모았다. 영화 '군체'의 역대급 비주얼을 만든 특수분장업체 대표가 작품의 촬영 비화를 털어놨다.
최근 영화 '군체'(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와우포인트·스마일게이트, 공동제작 미드나잇스튜디오)의 기세가 최근 심상치 않다. 6일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424만 여 명을 기록하며 흥행 중인 것이다. 특히 '군체'는 올해 초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보다 빠르게 100만, 200만, 300만,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군체'의 흥행 기록이 이목을 끄는 상황. 그 중심에는 영화의 정체성을 극대화한 처음 보는 좀비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 '군체'가 '부산행', '반도'에 이어 연상호 감독의 세 번째 좀비 영화인 만큼 극 중 좀비 묘사와 분장 자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터. 이에 부응하듯 '군체'의 좀비들은 점액질로 한층 끈적이는 불쾌감과 공포감을 선사하며 전례 없던 비주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OSEN이 '군체'의 좀비 특수분장을 이끈 CELL 황효균 대표에게 제작비화를 물어봤다.

황효균 대표는 '군체'의 이례적인 개봉 초기 흥행 속도에 대해 "당연히 너무 좋다"라고 운을 떼며 "한국 영화 시장이 좋지 않았었는데, 그러다 보면 사실 '군체'와 같이 특수분장이나 FX효과들이 많은 영화들이 나오기 어려워지게 마련이라, 특수분장팀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경향도 있다. 최근 '군체' 뿐 아니라 여러 영화들이 잘 되면서 한국영화 시장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우리뿐 아니라 영화에 참여하는 여러 팀들에게도 좋은 일이었다"라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는 '군체' 만을 위한 좀비 분장에 대해 "연상호 감독님의 구상을 바탕으로 분장팀, 미술팀 등 다양한 팀과 협업해 진행했다"라고 '집단지성'의 힘을 강조했다. "그간의 작품들에서 좀비 캐릭터는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피부가 재생되지 않은 모습, 퍼렇거나 적갈색 혹은 보라색의 혈관들이 드러나는 식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군체'의 좀비 특수 분장 과정에서는 혈관보다는 감염자들의 피부에 올라오는 수포, 땀과 유사하게 피부에서 배어 나오는 흰 색의 물질에 집중해 작업했다"라고.
이어 "흰 액체, 점액질은 감염자들의 교류나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라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라며 "옷을 입고 있지 않은 맨 살이 드러난 부분에서 흰 색의 액체들이 흘러나오거나 묻어 있는 표현들을 했었다. 그와 함께 감염자들의 공격성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상대를 물어 뜯고 난 뒤, 살점을 뜯었을 때 났던 피들이 입 주변이나 옷에 묻어 있는, 흰 액체와 붉은 액체가 섞이게 되는 느낌을 표현했다"라고 강조했다.

처음 보는 비주얼에 관객들의 반응도 남다른 바.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은 무엇이었을까. 황효균 대표는 "제가 작업한 영화가 개봉할 때면 매일 12시 5분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접속해 관객수를 확인한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으니까. 리뷰도 당연히 찾아본다. 보았던 리뷰 중에 제일 좋았던 건 앤트밀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였다"라며 "저도 현장에서 느낀 것보다 스크린으로 볼 때 너무 멋지게 느껴져 좋았다. 앤트밀 신, 그리고 그 한 가운데로 들어가려는 배우의 모습까지, 영화의 메시지가 확 와 닿으며 정말 멋지게 완성된 장면이라고 생각했고 인상적이었다"라고 힘주어 밝혔다.
또한 그는 "'군체'의 새로운 좀비에 대한 관객 분들의 반응도 좋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실제 무용수, 안무자님들이 좀비 연기를 많이 소화하셨는데 그 부드러운 움직임과 유연함, 화려함에서 나오는 기괴함이 있었다. 이제까지의 좀비 움직임과는 또 다른 모션들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군체'는 이처럼 전례 없던 비주얼, AI처럼 진화하는 집단지성의 현대적인 좀비. '군체'를 통해 한국의 좀비 영화를 둘러싼 발상이 한 단계 나아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관객 일각에서는 이러한 좀비 군단을 뚫고도 깔끔해 보이는 듯한 주연 배우 전지현을 향해 "단독 반사판을 대준 게 아니냐"라는 너스레까지 나올 정도로 작품의 다채로운 비주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터다. 그렇다면 이러한 '군체'는 제작진에게 어떤 영화로 남을까.

황효균 대표는 "처음 콘셉트를 잡을 때는 특수 분장 작업자로서 볼 때 흰 색의 이 줄기들이 땀처럼 피부에 흘러내리는 장면들이 기존에 볼 수 없던 표현이었다보니 너무 생소해 반감이 드는 것은 아닐지 다소 우려도 있었다"라고 고백하며 "그래서 이 부분을 묽게 만드는 방안도 생각했었다"라고 털어놨다.
"땀처럼 보이되 애매하게 흰 색으로 보이느냐, 아니면 보다 확실하게 흰 색으로 가느냐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왕 하는 거 확실히 하얗게 가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이에 그는 "점액질 설정에 대해 신선하고 좋았다는 반응이 많아 다행이라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황효균 대표는 "사실 그간은 좀비 영화라 하면 한국에 처음으로 좀비 장르 영화를 선보인 연상호 감독님의 '부산행'을 뛰어넘기 쉽지 않았다. 그 이후 워낙 많은 좀비 장르 작품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관객들이 좀비에 대한 피로도가 쌓였을 수 있는데 이를 뒤엎고 업데이트 되는 좀비, 진화하는 좀비를 통해 식상하지 않고 새로운 영화가 탄생했다는 것이 함께 작업한 입장에서 기쁘다"라며 "예전의 좀비 캐릭터들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본다. 앞으로도 연상호 감독님의 새로운 세계관이 열리는 것에 대해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연상호 감독에게 강한 신뢰를 보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