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악귀의 속삭임' 스틸컷
'신사: 악귀의 속삭임' 스틸컷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형 샤머니즘과 일본 호러 장르가 만나 악귀, 그리고 그보다 무서운 인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양국의 공포 장르가 결합한 만큼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다소 어설픈 만남에 그쳤다.
지난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 고베 폐신사에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 분)이 사건을 파헤치며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 영화다. '658km, 요코의 여행', '#맨홀'의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이 연출을 맡아 한국영화에 진출한다.
영화는 악몽에 시달리는 박수무당 명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같은 시각, 한일 문화교류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대학생들은 친구 희정을 찾기 위해 고베의 산속에 자리한 폐신사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수상한 문구와 불상을 마주한 이들은 기이한 현상에 휘말리며 자취를 감춘다. 해당 프로젝트 매니저인 유미(공성하 분)는 희정과 대학생을 찾기 위해 나서던 중, 실종됐던 학생 중 한 명이 나타나 "살려 달라"고 절규하며 죽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유미는 유일한 희망인 명진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하고, 명진은 곧바로 고베로 향해 사건을 파헤친다. 여기에 한인교회 목사 한주(고윤준 분)도 유미와 명진을 돕기 위해 합세한다. 하지만 명진은 현장에서 원혼의 기운조차 느껴지지 않는 것을 기묘함을 감지하며 점차 악귀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오컬트 호러의 정석적인 전개 방식을 착실하게 따른다. 극초반부터 대학생들의 기이한 죽음을 보여주며 강렬한 공포감을 안기며, 나름의 반전을 더해 극에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한국의 무당, 일본의 폐신사, 인도의 악신 '락샤사'까지 다양한 무속 신앙적 소재를 적극 활용해 흥미도 유발한다. 여기에 산속에 있는 폐신사, 어두운 컨베이어벨트 터널, 삭막한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교회 등 스산함이 감도는 공간 연출을 통해 공포감을 확실하게 주고자 한다. 빠른 화면 전환과 롱테이크 기법을 교차해 활용하면서 완급 조절도 확실하게 한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 스틸컷
'신사: 악귀의 속삭임' 스틸컷
무엇보다 무당, 신사, 인도의 악신이라는 다양한 소재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샤머니즘과 오컬트, 호러를 모두 담아내려는 욕심은 컸으나 각 소재가 단편적인 도구로만 소비된다. 왜 이 요소들이 한데 모여야 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주연을 맡은 김재중은 젠틀한 박수무당이라는 신선한 캐릭터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다층적인 심리를 지닌 명진을 섬세한 톤 조절로 그려내 눈길을 끈다. 공성하를 비롯해 악귀에 씐 배우들의 열연이 특히 영화 몰입도를 높인다. 악귀 특유의 기괴한 행동과 말투를 실감 나게 표현해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데 빛을 발했다. 또한, 김재중이 직접 가창한 영화 OST는 그의 록 보컬과 영화의 음산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엔딩을 꽉 채운다. 상영 시간 98분. 17일 개봉.
seung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