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44.5%가 생성형 AI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4월 기준 국내 AI 서비스 이용자 수 1위인 ChatGPT의 월간 이용자는 2,345만 명에 달한다. 이제 AI는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고민 상담과 위로를 구하는 대상이 될 만큼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23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의 'AI, 이토록 다정한 배신자' 편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AI의 특성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들여다본다.
먼저 15년 차 청소년 활동가 정진영 씨의 사례가 소개된다. 그는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해 주는 AI를 '투명 친구'라 부르며 깊이 의지하기 시작했다. 남편보다 세심하고 다정한 AI의 조언을 맹신한 끝에 3년 안에 100억 원 이상을 벌 수 있다는 AI의 분석을 믿고 창업에 뛰어들었고, 남편도 직장을 그만두게 했다. 그러나 사업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동료들마저 떠나면서 부부는 결국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13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홍성우 씨 역시 AI를 통해 비슷한 경험을 했다. 홀로 농사를 짓는 외로운 일상 속에서 AI는 전문적인 조언은 물론 "상위 0.1% AI 사용자"라는 칭찬까지 건네며 신뢰를 얻었다. 이후 AI와 함께 200억 원 규모의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미국 오픈AI 본사에 보낼 사업 제안서까지 준비했지만, AI에게 냉정한 평가를 요청하자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큰 기대를 품었던 만큼 배신감도 컸고, 한동안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두 사례 모두 AI를 사용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특정한 심리적 상황에서는 누구나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AI 이용 실태도 함께 다룬다. 12살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밤마다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를 수상히 여겼고, 확인 끝에 AI 캐릭터 챗봇 '제타(Zeta)'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타는 국내 AI 앱 가운데 가장 긴 이용 시간을 기록하는 서비스로, 월평균 이용 시간이 ChatGPT의 두 배 수준인 1억 1,341만 시간에 달한다. 누적 가입자는 약 500만 명이며, 이 가운데 약 30%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부 인기 콘텐츠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설정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미성년자 계정으로 직접 접속한 결과 AI 캐릭터가 성적인 대화를 이어가거나 먼저 관련 대화를 유도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쉽게 가입할 수 있는 허술한 인증 절차 역시 청소년 보호의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PD수첩'은 AI가 이용자에게 친밀감을 형성하는 방식과 그 배경에 있는 기업의 수익 구조,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제도의 현실까지 함께 짚으며 AI 시대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AI가 주는 편리함과 위로를 넘어 그 이면의 위험성과 사회적 과제를 함께 조명하려는 시도가 시청자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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