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AI, 배우 대체 못해… 연기의 진정성은 인간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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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7월 03일, 오후 02:25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중국 배우 판빙빙이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배우의 존재 가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 환경은 AI로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인간이 살아온 경험과 감정에서 비롯되는 연기의 본질만큼은 대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배우 판빙빙이 3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해외 영화인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판빙빙이 3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해외 영화인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판빙빙은 3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초청작 ‘마더 부미’ 기자회견에서 AI 영화와 배우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판빙빙이 출연한 ‘마더 부미’는 1990년대 말레이시아 북부를 배경으로 식민지 시대의 상처와 지역 갈등 속에서 가족을 지키려는 무속인 홍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서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현대사의 아픔을 담아낸 판타지 드라마로, 판빙빙은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판빙빙은 AI 영화에 대해 “AI는 앞으로 전 세계 영화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제작비를 낮추고 다양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장면처럼 많은 배우와 인력이 필요한 촬영에서는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단순한 연기는 대체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감정과 복잡하고 섬세한 정서를 표현하는 것은 아직 AI가 완전히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인간이 살아오며 겪은 희로애락과 삶의 무게, 진정성은 AI가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배우가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배우 스스로의 노력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판빙빙은 “젊은 감독들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AI가 큰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를 AI에 넘겨 대신 연기하게 한다면 인간 배우는 오히려 게을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삶이 주는 소리를 듣고, 세상을 경험하며 느낀 감정을 다양한 역할을 통해 표현하는 직업”이라며 “AI와 관련한 문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봐야겠지만, 무엇보다 인간 배우의 경험과 감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마더 부미'의 한 장면.(사진=BIFAN)
영화 '마더 부미'의 한 장면.(사진=BIFAN)
올해는 판빙빙에게도 특별한 해다. 배우 데뷔 30주년을 맞은 그는 30회를 맞은 BIFAN에서 ‘글로벌 아이콘상’을 수상했다.

판빙빙은 “처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았는데 개막식을 보며 굉장히 놀랐다”며 “공식 영상과 그래픽, 애니메이션까지 모두 아름다웠고, 최고의 기술이 이곳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 30주년과 제 배우 생활 30주년이 겹쳤다”며 “상을 받은 것도 큰 격려이자 위로가 됐고, 아름다운 인연처럼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영화 ‘녹야’를 통해 한국에서 촬영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대사의 절반 정도가 한국어여서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며 “한국 영화는 현실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창의성과 제작 시스템도 뛰어나 늘 부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판빙빙이 3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해외 영화인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판빙빙이 3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해외 영화인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마더 부미’는 배우로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말레이시아 현지어를 비롯해 영화에서 다섯 개 언어를 사용했고, 무속인 역할이라 주문까지 외워야 했다”며 “감독과 3~4개월 동안 언어 연습을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 초반 15분 정도는 관객들이 저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배우에게 변화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이 작품은 제 안에 숨어 있던 또 다른 모습을 끌어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판빙빙은 30년 동안 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밝혔다. 그는 “연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일”이라며 “사람은 누군가의 딸이고 친구이며 가족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나쯤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에게는 그 일이 연기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자에게 작품과 감독의 만남은 인연이자 운명”이라며 “‘마더 부미’ 역시 감독과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다. 앞으로도 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언제든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30회 BIFAN은 오는 12일까지 부천시청, 한국만화박물관, CGV소풍, 롯데시네마 부천 등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50개국 321편의 영화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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