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신작 '호프', '곡성' 오컬트 너머 우주로 "외계인 나오지만 SF 아니다" [영화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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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7월 11일, 오전 10:00

"과거에 이미 제가 걸어왔던 길을 똑같이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장르와 시각을 좇고 또 좇다 보니 어느새 우주까지 생각이 도달해 외계인이 나오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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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황해', '곡성'을 통해 독보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 온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의 신작 '호프(HOPE)'로 돌아온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지난 5월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던 '호프'가 오는 7월 15일 국내 개봉을 확정 지었다. 이번 작품은 비무장지대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마을에 출현한 외계 생명체와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야기로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톱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압도적인 스케일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홍진 감독은 "많이 긴장되고 떨린다"며 솔직한 심경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작품이 단순히 시나리오 한 편을 쓰는 차원에서 출발한 발상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나 감독은 "당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너무나 네거티브(부정적)하게 느껴졌고, 어딘가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밀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던 시기였다"라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내 시장만을 생각하는 시기는 이미 넘어섰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중심축을 순도 높은 장르 영화로 완벽히 옮겨야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이야기하며 '곡성'과 같은 분위기의 영화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다"는 예고를 했다.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을 앞둔 긴장감을 숨기지 못한 나 감독은 "한국 관객들은 한 작품 안에 코미디, 드라마,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섞인 영화를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호프'는 장르적인 성향과 방향성이 아주 뚝심 있게 강한 작품이다"라며 "목표로 삼은 장르적 지점에 모든 심혈을 기울였기에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떨린다"고 덧붙였다.

영화계의 관심은 단연 나홍진 감독이 처음으로 다룬 '외계인'이라는 소재에 쏠려 있다. 작품이 SF 장르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나 감독은 "영화제 출품 당시 선택할 수 있는 장르 카테고리가 정교하지 않아 가장 근접해 보이는 SF를 넣었을 뿐, SF라고 하기엔 민망하다. 차라리 정통 '크리처물'로 봐주시는 게 좋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소재를 일부러 찾아다니는 성향은 아니라면서도, 전작인 '곡성'과의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설명했다. 나 감독은 "전작 '곡성'은 자연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깊게 다룬 오컬트 작품이었다. 이미 그 현상을 다뤄봤기 때문에, 또 다른 시각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 상황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우주로 생각이 확장됐다"라며 "단순히 크리처물을 하고 싶어서 외계인을 가져온 것이 아니다. '곡성'에서 다룬 초자연 그 이상, 즉 '곡성'보다 더 상위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외계인과 인간의 서사를 선택했다"고 연출 비화를 밝혔다.

그렇기에 '호프' 속 외계 생명체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SF 영화처럼 단순한 인간의 적이나 물리쳐야 할 상대로만 머물지 않는다. 나 감독은 그들의 시선에서도 충분히 인간을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우주선의 침몰이나 그들이 잃은 자식의 존재 등 외계인 서사에도 깊은 상징성을 부여했다. 영화 제목은 '호프(희망)'이지만, 관객들은 2시간 20분(140분) 동안 몰아치는 혹독한 폭력과 비극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반전의 구조를 공개했다.

나 감독은 이어 "하지만 마지막 10분은 완전히 다르다. 이 영화의 마지막 10분은 앞선 비극적 현상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 은유이자 상징적인 요약이다. 지역과 비극적 사건을 바라보는 인간의 간절한 바람과 희망을 그 마지막 10분에 모두 담아냈다. 그 핵심적인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 결국 외계인이라는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작품의 본질을 짚었다.

언제나 인간 내면의 안타까움과 보편적인 감정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나홍진 감독. '곡성' 이후 10년 동안 집요하게 매달려 완성한 화제의
호프'는 오는 7월 15일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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