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에 대한 최민식의 진심 "흥행 구걸 않겠다, '잘 만든 작품'이 답" [인터뷰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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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7월 12일, 오전 09:00

디즈니+ '카지노'부터 천만 영화 '파묘', 그리고 최신작 '맨 끝줄 소년'까지. 최근 배우 최민식은 작품의 연이은 흥행과 더불어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차무식 사랑단'이라는 팬덤이 생기는가 하면, '파묘' 무대인사 당시 팬들이 준 귀여운 머리띠와 가방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할꾸(할아버지 꾸미기)'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환갑이 넘은 대배우가 이토록 파격적인 팬서비스를 선보인 배경에는, 사실 한국 영화와 극장을 향한 그의 절박하고도 뜨거운 '진심'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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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당시의 화제성에 대해 "그땐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호탕한 웃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팬들이 열어준 '생일 카페' 이야기를 꺼내며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고, 진짜 내가 직접 가야 하는 줄 알고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형, 촌스럽게 직접 가는 거 아니다'라며 극구 말리더라. 대신 동영상으로 방긋방긋 웃으며 감사 인사를 찍어 보냈다"며 대중문화의 새로운 변화에 놀라움을 표했다.

특히 영화계 안팎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파묘' 무대인사 비하인드에 대해 최민식은 묵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코로나19 이후 극장가가 너무 우울해졌다.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극장 환경을 보며 위기감을 느꼈다"는 그는 "그야말로 '앵벌이'를 하듯이, 관객 단 한 명이라도 더 극장으로 잡아 와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주변 동료 배우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 '형님이 그렇게 이상한 모자 쓰고 나오시면 우리는 앞으로 무대인사 때 어떻게 하라는 거냐', '왜 그런 짓을 하냐'고 하더라"며 웃지 못할 일화를 전했다.

하지만 최민식에게는 타인의 시선보다 오랜만에 관객으로 가득 찬 상영관을 마주하는 기쁨이 훨씬 컸다. 그는 "관객들이 그냥 사진만 찍는 게 아니라 머리띠나 해적 모자, 장난감 총 같은 걸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직접 써달라고 요청하더라. 집에 그 선물들이 다 있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내가 봐도 웃기더라. 관객들이 좋아하면 그걸로 됐다 싶었다"며 "물론 기본적으로 영화가 좋아야 하지만, 이렇게 관객들이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를 축제처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이 또한 영화계에 너무나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 영화의 황금기와 르네상스 시대를 몸소 이끌어온 최민식이기에, 최근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깊고 신중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좋은 동료들과 문화 산업에 힘을 실어주던 정치·사회적 여건 덕분에 르네상스 시절을 보냈다"며 "개인이 땅 팔고 집 팔아서 영화를 만들던 거친 시대를 지나 대기업 투자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그때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등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감독들이 쏟아져 나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나와 (설)경구, (송)강호 같은 배우들은 정말 운 좋게 그 시절을 만나 신나게 작업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동료 감독이 시사회를 하면 배우들이 전부 몰려가 포장마차에서 아침까지 술을 마시며 영화 이야기를 밤새 나누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끈끈함이 다소 뜸해진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며 씁쓸함을 표하기도 했다.

어느덧 데뷔 45년 차, 환갑을 넘긴 대배우로서 한국 영화의 부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묻자, 최민식은 거창한 구호 대신 '기본'과 '프로의식'이라는 명확한 해답을 내놓았다. "영화 한 편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거나 영화계를 구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배우인 내가 맡은 작품을 충실하고 실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장르가 무엇이든 만드는 사람들이 각자 철저한 프로의식을 가지고 진짜 '잘 만든 작품'을 내놓는다면, 관객들은 다시 극장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거 말고는 왕도가 없습니다. 만드는 사람이 잘 만들면 관객은 온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저는 그저 앞으로도 더 열심히, 더 제대로 제 몫을 해낼 뿐입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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