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체' 연상호 감독 "韓극장 주도층 20대로 바뀌어…많이 배우고 '신선'"①

연예

뉴스1,

2026년 7월 13일, 오전 06:00

연상호 감독은 " 예전에는 30대~40대가 극장 관람을 주도했다면 요즘은 20대로 바뀌었는데 되게 신선하다"고 밝혔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한국영화는 현재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OTT 플랫폼의 부상으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줄었고, 그에 따라 투자는 위축되고 신작의 제작 편수도 하강 곡선을 찍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매년 2~3편의 신작을 내며 자신의 이름을 딴 독자적인 세계관을 확장해 가고 있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군체'로 누적 6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승승장구 중인 연상호 감독이다.

'군체'에 이어 넷플릭스 '가스인간'의 공개로 바쁜 연 감독은 특유의 성실함과 독창성으로 격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누구보다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다. 연 감독과 마주 앉아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라 불리는 그의 작품 세계와 한국 영화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연상호 감독은 " 대중에 배우로 낯섦도 주고 싶을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뉴스1 권현진 기자

-영화 '군체'가 600만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내고 있다. 영화계가 몇 년째 어려운 때를 지나고 있는데 흥행을 이뤄낸 소감은.


▶손익분기점을 300만 명 정도로 얘기했는데, 그걸 훌쩍 넘었다는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도 이제 배워가는 거다. '한국 극장이 바뀌었구나' 하고 배워가고 있다. 예전에 극장 관람을 주도했던 연령층이 30대~40대였다면 요즘에는 20대다. 그런 게 되게 신선하다.

-아오이 유우와 오구리 슌, 히로세 스즈 등 일본 톱배우, 가타야마 신조 감독이 연출한 '가스인간'의 총괄 프로듀서 및 각본가로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 프로젝트는 어땠고, 한국에서의 작업과 뭐가 달랐나.


▶배우들이 달랐다. 아오이 유우, 오구리 슌 등 원래 좋아했던 배우들과 작업하는 게 재밌었다. 도호스튜디오가 영화적으로 굉장한 역사를 가진 회사다 보니 그들이 작업하는 확고한 방식 같은 게 있었다. 그것과 같이 발맞춰서 가는 것도 재밌었던 것 같다. 미묘한 차이기는 한데 우리나라 공기는 조금 뿌옇다. 이에 비해 일본은 더 쨍한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일본영화가 색감적으로 또렷한 것 같다. 그런 세세한 차이들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해 보이는데 다른 점이 많다. 정서도 아주 다르고 영화 산업도 굉장히 다르다. 그래서 신기했다.

-한일 양국 영화 산업의 차이는 어떻게 느꼈나.


▶칸 영화제만 보더라도 이번에 일본영화가 경쟁 부문에 많이 갔는데, 대부분 아트영화다. 한국은 다르다. 장르영화 중심이다. 그런 차이로 인해 해외에서 한국과 일본의 영화 산업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확실히 많이 다르다,

-고(故) 강수연이나 김현주처럼 오랫동안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들과 함께 할 때도 있고, 전지현 강동원 같은 톱스타와도 작품을 했다. 또 구교환 박정민처럼 여러 번 작업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어느 배우가 어떻게 연기할지에 대해서는 대중이 대부분 안다. 어떻게 보면 관념 같은 것을 갖고 있어서 그 관념을 비틀 수도 있고, 관념을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다. 어떨 때는 관념이 없는 상태의 배우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반도'에서 서 대위 역할을 대중이 관념을 갖지 않은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구교환이라는, 독립영화에서 주로 활약하던 배우를 써 낯섦을 주고 싶었다. 또 작업을 한 번 하면 확실히 이 배우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연기를 한다는 것은 알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본 작업을 할 때 더 편한 면이 있다. '이 배우는 이런 역할을 맡으면 어떻게 할 것이다' 하는 것이 예측돼서 안정적으로 가기 위해서 다시 캐스팅 하기도 한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 만들 때마나 항상 '새로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군체'는 설정이 신선했고, '부산행'을 좀 더 업그레이드한 느낌이었다. 역설적으로 '새로움'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새로움'은 영화 만들 때마다 갖는 생각이다. 꼭 좀비 영화가 아니어도 그렇다. '부산행'은 한국의 블록버스터 상업 영화로서는 거의 처음 시도되는 좀비 영화였다. 그렇다 보니 좀비 자체가 기존 해외 영화들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는 않았다. 기차라는 공간과 한국의 드라마 형식의 이야기를 좀비와 어떻게 결합할지가 문제였지 특이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군체'는) '부산행' 이후로 좀비 영화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좀비 자체에 좀 더 집중해 보자고 생각했다. 새로운 좀비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컸기에 작업하는 방식 자체가 아예 달랐다. 어떻게 보면 그런 방식의 변화를 재밌고 신선하게 봐주신 것 같다.

-'군체'도 그렇지만, 항상 장르물 속에 동시대 한국 사회의 화두를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사명감 때문은 아니다. '반도' 같은 경우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한다, 아예 우리 사회하고 동떨어진 세계다. '정이'도 미래를 다루고 있다. 장르 영화와 지금 우리 사회의 접점을 많이 만들어놓는 게 관객들이 몰입하기에 더 좋다. 현실에서 시작하는 영화들이 잘 됐다. '부산행'이나 '지옥'이 그랬다. 평범한 현실에서 시작한 '기생수'도 그렇고. 그런 고리가 필요하다. 사회적인 이슈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어야 황당무계한 사건으로 보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구나'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극장 영화의 가치를 지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여러 플랫폼을 경험한 감독으로서 생각이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TV로 보는 드라마가 있고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있었다. 그 사이에 OTT가 생겼다. OTT의 정체성은 극장 영화 같기도 하고 TV 드라마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극장이 일종의 위기를 겪는 상황에 들어갔다가 지금은 또 달라졌다. 요즘은 쇼츠가 생겼다. 계속 SNS에서 빠르게 보는 게 심해지다 보니, 역으로 오래 집중할 수 있는 극장을 찾는 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 OTT에 들어가면 30분 넘게 '뭐 보지' 하다가 안 보는 경우도 있는데, SNS를 켜고 짧게 나오는 걸 한 시간 넘기고 넘기고 하다 마는 것과 같다. 오히려 뭘 봐야겠다 싶으면 극장에 가서 보게 된다.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집중이 잘 안돼서 못 견딘다. 극장은 돈을 내고 보니까 집중도 잘 된다. 요즘 재개봉을 엄청 많이 하지 않나. 재개봉 영화를 보면 다 OTT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극장에서 보려고 한다. 이상한 역전 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

☞ 연상호 감독은.


1978년생. 1990년대 후반부터 애니메이션 쪽과 인연을 맺은 뒤 1997년 단편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을 통해 데뷔했다. 2004년에는 '지옥: 두개의 삶'을 내놓으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1년 '돼지의 왕'을 선보였고,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사상 처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2016년에는 자신의 첫 실사 영화 연출작 '부산행'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후 '반도' '염력' '정이' '얼굴' '군체' '방법' '지옥' '괴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군체'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연출 및 각본을 맡는 등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뉴스1 초대석】 연상호 감독 편②에 계속>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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