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맛에 익숙한 한국 향이 더해졌다.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취향만 맞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도파민을 선사할 퓨전 음식 '동궁'이다.
1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동궁'(극본 권소라, 서재원·연출 최정규)은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온라인 시사를 통해 4회 분량의 '동궁'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안투라지' '손 the guest' '불가살' 등을 집필한 권소라, 서재원 듀오의 신작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미 호러 판타지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들인 만큼, 한층 탄탄해진 서사를 기대케 했다. 연출도 마찬가지. '악마판사'의 최정규 감독이 '동궁'의 메가폰을 들며 색채 짙은 연출을 예고했다.
이 작품,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한국판 '콘스탄틴'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구천이 귀의 세계로 넘어가 귀신을 처단하고 궁에 씌인 저주를 푼다는 내용인데, 설정이나 비주얼 면에서 담배를 입에 문 채 악마를 사냥하고 다니는 존 콘스탄틴을 떠올리게 한다. 구천의 사이드킥 역할을 하는 생강 역시 출신과 능력을 숨기고 있다는 점에서 '콘스탄틴'의 안젤라 도슨과 겹쳐지는 부분이 다수 있다.
'콘스탄틴'과의 유사성은 구천이 귀의 세계에 입장할 때에도 드러난다. 콘스탄틴이 물에 발을 담가 영혼을 지옥에 보낸다면, 구천은 아예 몸을 완전히 연못에 담가 싸움에 임하는 식이다. 다만 여기에 피를 묻힌 복숭아나무를 무기로 사용하거나, 꺼먹살이와 같은 토속 귀신들을 녹여내는 등 한국적인 색채를 더해 '동궁'만의 세계관을 완성했다. 특히 꺼먹살이는 귀여운 외모와 행동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남주혁, 노윤서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하기도 한다.
색감과 세트 구성은 '동궁'이 지닌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다. 같은 공간일지라도 색감과 오브제를 다르게 구성해 귀의 세계를 완벽히 구현해냈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색다른 볼거리와 비주얼을 '동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처음 캐스팅 명단이 공개됐을 당시, 남주혁과 노윤서의 현대적 비주얼이 '동궁'에선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정통 사극에선 튈 수 있을지 몰라도, 작품 전반에 감도는 판타지풍 분위기 덕에 오히려 착 달라붙는 케미를 자랑하는 것. 자칫 분위기가 가볍게 튈만하면 조승우와 장영남이 힘 있는 연기력으로 꽉 잡아주는 덕에 스토리도 무게감 있게 전개되는 편이다.
다만 남주혁과 제작진이 높은 자신감을 표한 액션만큼은 아쉬움이 남는다. 전작 '비질란테' 당시 힘 있는 액션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이번엔 미리 짜인 합만 소화하는 듯한 답답한 액션으로 실망감을 선사한다. 클로즈업과 화려한 시각 및 음향 효과로 최대한 있어 보이게 만들려 노력했으나, 속도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탓에 시원함보단 답답함이 앞선다.
BGM의 경우 듣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악기와 판소리를 이용해 마치 영화 '듄'의 사운드트랙과 같은 음악을 완성해냈지만, 신비로운 분위기의 '듄'과는 달리 '동궁'은 기묘하고 오싹한 장면이 주를 이루다 보니, 막상 주요 장면과는 겉돌며 어색함을 안긴다. 차라리 오컬트, 호러적인 면을 부각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이유다.
이렇듯 오컬트, 호러 면에선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줬지만, 액션 면에선 아쉬움이 남는 '동궁'이다. 한국적인 색채를 무기로 내세운 '동궁'이 넷플릭스에 감도는 K-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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