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172분이 모두 놀라운 '오디세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놀란의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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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7월 24일, 오전 10:01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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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를 기다리고 있는 건 왕의 부재를 틈타 왕국을 점령한 세력들이다. 하나 신들의 분노를 산 탓에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의 곁에 돌아가기도 힘든 상황. 과연 오디세우스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넘어 귀향에 성공할 수 있을까.


▶비포스크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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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2023년 개봉한 '오펜하이머'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13번째 장편 영화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오디세이'가 영화 팬들 사이에서 일찍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또 있다. 상업 영화 최초로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것. 앞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모든 촬영을 아이맥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바 있지만, 70mm 아날로그 필름에 작품을 녹여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전체가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된 만큼 필름의 길이도 상당하다. 놀란 감독은 "'오디세이' 촬영을 위해 200만 피트(약 609km)가 넘는 필름을 사용했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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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요즘 핫한 스타들이 총출동한 초호화 캐스팅.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 역을 맡아 크리스토퍼 놀란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으며, 톰 홀랜드와 앤 해서웨이는 각각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성장해 왕가의 후계자로 각성하는 텔레마코스와 구혼자들의 압박 속에 이타카를 지키는 왕비 페넬로페 역으로 활약했다.


또 로버트 패틴슨이 페넬로페와 결혼해 왕권을 차지하려는 구혼자 안티노오스 역을, 젠데이아와 샤를리즈 테론이 지혜와 전략의 여신 아테나, 여신 칼립소 역을 연기했다. 이 외에도 루피타 뇽오, 서맨사 모턴, 빌 어윈, 존 번탈, 베니 사프디 등이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를 스크린 위에 옮겨냈다.


▶애프터스크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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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왜 70mm 필름을 택했는지 단숨에 이해되는 '오디세이'다. 앞선 '오펜하이머'에서는 인물들의 감정, 핵융합의 압도적인 무력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맥스 비율을 택했다면 이번엔 아날로그 필름 속에 오디세우스의 다사다난한 여정을 오롯이 담아냈다. 오디세우스 주변으로 부는 모래바람과 흩날리는 핏방울, 그리고 선원들의 따귀를 치는 거친 파도의 질감이 생생하게 담기며 오디세우스와 함께 여정에 나선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놀란 감독의 고집스러운 촬영 방식은 아이맥스 비율 속에서 빛을 발한다. 외눈박이 거인족 폴리페무스를 거대한 비주얼을 마주했을 때나 은빛 갑옷으로 무장한 식인 거인족 라이스트리고네스를 대면했을 때, 또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와 풀이 무성한 키르케의 섬을 맞닥뜨렸을 때, 위아래로 넓게 펼쳐진 스크린이 광활한 압도감을 안기며 오디세우스가 막을 수 없는 저주와 재해 앞에서 느꼈을 무기력함을 체감할 수 있게끔 한다.


사운드 역시 인상적이다. 밀랍으로 귀를 막거나 바닷속에 빠지는 순간 귀가 먹먹해지고, 파도와 바람이 뺨을 때리는 순간엔 웅장한 음향이 귀를 강타한다. 상상으로만 빚어내야 했을 가상 존재의 목소리와 외침도 그럴듯하다. 순간순간 분위기에 맞게 때론 공포감을, 때론 고결함을 느끼게 하며 관객들을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속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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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기존의 '오디세이아' 작품들과 가장 차별되는 부분은 바로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감정 묘사다. 전작 '오펜하이머'에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원자 폭탄을 발명한 뒤 느꼈을 도덕적 갈등과 번뇌를 세밀하게 다뤘던 것처럼, 이번엔 10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메말라버렸을 오디세우스의 감정과 트로이의 목마 전술 후 경험했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본인의 그 어떤 작품보다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역할도 사뭇 달라졌다. 기존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구혼자들은 물론 아들 텔레마코스에게도 아무 말 못 하는 수동적인 인물에 불과했다면, 이번 '오디세이'에선 아직 미성숙하고 여린 아들을 질타하고 꾸짖으며 각성할 수 있도록 돕는 여성으로 변화했다. 이런 변화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건 앤 해서웨이의 압도적인 연기력. 20년간 홀로 남아 이타카 왕국을 지켜온 페넬로페의 강인하고도 단단한 내면을 절제된 표정과 목소리로 표현해 내며 주인공 못지않은 커다란 존재감을 드러낸다. 짧은 출연이지만 앤 해서웨이가 남길 임팩트는 그 어느 배우보다 클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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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면에 있어서도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오디세이'지만, 놀란 감독 특유의 서사 구조만큼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음유시인과 거지, 메넬라오스와 에우마이오스, 그리고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 본인의 말과 기억들을 도화선 삼아 여러 에피소드가 설화처럼 베일을 벗는 식인데, 20년의 긴 시간을 두고 과거와 현재를 쉼 없이 오가는 탓에 혼란을 느끼기 쉽다. 다행인 점은 오디세우스가 겪는 고난이 수없이 많은 만큼 길을 잃어버릴 가능성은 낮다는 점. 그저 오디세우스의 여정과 감정선에만 집중한다면 무리 없이 '오디세이'를 즐길 수 있을 거라 본다.


한편 '오디세이'는 오는 8월 5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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