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컸다, 잘 컸다 '스파이더맨' [봤어영]

연예

이데일리,

2026년 7월 28일, 오후 10:01

‘봤어영’은 화제의 영화를 직접 보고, 솔직한 감상과 관람 포인트를 전하는 리뷰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브랜드 뉴 데이’(Brand New Day).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다. 다시 거미줄을 쥐어 잡고 히어로의 무게를 견뎌내는 영화 ‘스파이더맨’이 돌아왔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개봉 하루 전 사전 예매 관객 수 70만 명을 돌파하며 2026년 최고 예매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노 웨이 홈’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신작은 ‘톰스파’(톰 홀랜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 시리즈) 세계관을 잇는 속편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힌 피터 파커가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는 의문의 적과 맞서며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번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은 ‘선택’과 ‘책임’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존재가 지워진 후 홀로 남은 피터 파커의 일상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고독과 은신을 자처하고, 웃는 게 어색해진 영웅. 그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인공지능(AI) 이비와 형사 뿐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성장’은 사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진부한 소재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만큼은 예외다. 스파이더맨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가 언제나 완벽하지 않은 ‘미완성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 피터 파커의 어리숙함과 순수함은 그가 괴물로 변하지 않게 스스로를 제어하는 힘이 된다. 메이 숙모가 남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가르침은 그의 내면 깊숙이 단단한 뿌리로 내려앉아 있다.

실제로 거미가 탈피를 거쳐 성체가 되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결국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자기만의 힘을 갖게 된다. 영화는 그 고통스러운 탈피의 과정을 차분하면서도 강렬하게 응시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배우들의 연기는 극의 감정선을 든든하게 지탱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단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단연 톰 홀랜드의 눈빛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그를 지켜야 할 때, 그가 나를 기억하지 못할 때 찰나로 스쳐 지나가는 눈빛 하나만으로 복잡한 서사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 낸다. 실제 연인이기도 한 젠데이아와의 호흡은 연기를 넘어선 진정성으로 스크린을 채우며, 보는 이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연출을 맡은 데스틴 대니얼 크리턴 감독(‘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타격감 넘치는 핸드헬드 액션과 스케일감을 결합해 한층 확장된 비주얼을 완성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은 피터 파커를 옭아매고 있는 과거와 신원을 위협하며 극의 말미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V맥스’라는 키워드가 관객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여기에 마크 러팔로(헐크 역), 제이콥 배덜런(네드 역), 마이클 만도(스콜피온 역), 존 번탈(프랭크 역) 등 반가운 얼굴들과 MCU 세계관 특유의 복선들이 곳곳에 녹아있어 팬들에게 찾는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다만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고 확장된 세계관을 설명하는 후반부 과정에서 다소 서사가 늘어진다는 인상을 지우긴 어렵다. MCU의 다음 단계를 위한 장치로 쓰였다는 느낌이 드는 대목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루함은 잠시뿐이다. 오랜 시간 피터 파커와 그의 친구들을 응원해 왔던 관객이라면, 가장 비극적인 순간에 빛나는 ‘피터 파커다움’에 미소 짓고, 이내 그가 흘리는 눈물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

2016년 ‘어벤져스: 시빌 워’로 첫 선을 보인 이후 2017년 ‘홈커밍’을 거쳐 어느덧 10년. 톰 홀랜드가 쌓아 올린 피터 파커의 서사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쓸쓸하지만 눈부신 결실을 맺는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단순한 히어로물의 속편을 넘어, 10년을 함께 자라온 영웅에게 보내는 헌사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다. 데스틴 대니얼 크리턴 감독 연출. 러닝타임 145분. 7월 29일 개봉. 쿠키영상 1개 있음.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