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흥행 열기가 영화 티켓 암표 거래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 ‘오디세이’를 최적의 환경으로 볼 수 있는 상영관으로 꼽히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IMAX), 이른바 ‘용아맥’ 좌석에 웃돈이 붙으면서다. 개봉 전후 10만 원을 훌쩍 넘겼던 호가는 최근 3만~5만 원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암표 매물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영화 '오디세이' 등 대작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서울시내 한 극장에 관람객이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가격이 내려갔다고 ‘오디세이’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암표 가격을 가르는 핵심 중 하나는 ‘좌석’이다. 용산 아이맥스에서도 화면 중앙부 프라임석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동나는 반면, 중고거래 시장에 나오는 티켓 가운데는 좌우 사이드 등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좌석도 적지 않다. 같은 영화, 같은 상영관이라도 어느 자리에서 보느냐에 따라 암표 호가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영화라는 콘텐츠의 특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는 특정 날짜와 시간에 한 차례 열리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는 일정 기간 여러 차례 상영된다. 당장 원하는 좌석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상영 회차를 노릴 수 있고, 상영 기간이 이어지면 취소표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판매자가 부르는 가격을 무조건 감수해야 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다. 개봉 초기 폭발적으로 몰렸던 수요가 여러 회차로 분산되고 좌석 위치에 따라 선호도가 크게 갈리면서 암표 시장에서도 무작정 높은 가격을 부르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오디세이’ 암표가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작품의 특별한 상영 방식이 있다. ‘오디세이’는 전편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 특히 국내에서 1.43대 1 화면비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용산 아이맥스로 관람 수요가 집중되면서 단순히 ‘영화를 보느냐’를 넘어 ‘어디에서, 어느 좌석에서 보느냐’까지 관람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배우 맷 데이먼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서비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영화표 암표 거래를 직접 규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연과 스포츠 분야에서는 관련 법을 통해 부정 티켓 거래를 규제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영화관 입장권의 재판매는 동일한 방식으로 규제하기 어려워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에서 영화표에 웃돈을 붙여 재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은 이유다.
현재로서는 극장 사업자의 자체적인 대응이 사실상 주요 방어선이다. CGV는 티켓을 상습적으로 재판매하거나 부정 거래에 이용하는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재판매자로 확인될 경우 아이디(ID) 사용 제한과 강제 탈퇴, 예매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