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뒤지는 공룡이라니…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봤어영]

연예

이데일리,

2026년 8월 18일, 오후 07:11

‘봤어영’은 화제의 영화를 직접 보고, 솔직한 감상과 관람 포인트를 전하는 리뷰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집 앞 쓰레기통을 공룡이 뒤지고 있다. 황당무계한 설정, 기대 이상의 스펙터클 그리고 쫀쫀한 긴장감까지. 그야말로 내 집에 쥬라기 공원이 개장했다.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색다른 공룡 영화다. 공룡을 만나기 위해 원시림으로 들어가지도, 인간이 만든 쥬라기 파크를 찾아가지도 않는다. 눈을 떠보니 평범했던 우리 집 앞에 공룡이 돌아다닌다. 가장 안전했던 공간이 하루아침에 위험천만한 생존의 터가 되는 것이다.

이 기발한 설정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다. 평범한 주택가와 앞마당, 거실과 지하실을 공룡의 사냥터로 바꿔놓으니 익숙한 공룡 영화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생긴다. 여기에 스케일도 상당하다. 실제 공룡을 섭외해 촬영한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이 돋보인다. 공룡들은 단순한 CG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때로는 위협적으로, 때로는 유쾌하게 움직이며 마치 또 한 명의 배우처럼 액션과 감정 연기를 펼친다.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개연성이나 철저한 고증은 잠시 내려놔도 좋다. 서로 다른 시대에 살았던 공룡들이 한자리에 등장한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이 영화는 역사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 시절 선사시대 공룡들을 총집합시킨 거대한 오락영화에 가깝다. 그냥 보고 즐기면 된다.

‘다작의 아이콘’ 앤 해서웨이는 역시 ‘믿고 보는 연기’를 보여준다. 책을 쓰는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 사이가 소원해진 부부의 아내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공룡 킬러로 변신하는 모습까지, 그야말로 ‘앤 해서웨이 퍼레이드’다. 다양한 감정과 액션을 제 옷을 입은 듯 소화한다. 특히 실제 공룡을 눈앞에 두고 촬영한 것 같은 생생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이완 맥그리거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앤 해서웨이가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한다면, 이완 맥그리거는 감정을 누르고 절제하면서 무게감을 더한다. 첫째 딸 오드리 역의 메이지 스텔라와 막내아들 브라이언 역의 크리스티안 콘베리 역시 실감 나는 연기로 제 몫을 한다.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무엇보다 영화는 스릴과 긴장감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팽팽한 순간마다 케첩을 툭툭 뿌리듯 유머를 섞는다. 특히 공룡들의 ‘거사’를 목격하고 이완 맥그리거가 인증샷을 찍는 장면은 이 영화가 얼마나 유쾌하게 공룡물을 가지고 노는지 보여주는 순간이다.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공룡물을 좋아하는 마니아는 물론, 다이내믹한 가족영화를 원하는 관객에게도 제격이다. 기발한 설정과 시원한 스펙터클, 적당한 유머까지 다 갖췄다.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 연출. 러닝타임 99분. 8월 26일 개봉.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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