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밖으로 나온 ‘고스트밴드’… 꿈 노래한 뜨거운 90분

연예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전 06:13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 속 ‘꿈의 무대’가 현실의 라이브 무대로 이어졌다.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해 고스트들과 밴드를 결성하는 주인공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음악을 이어온 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누군가에게는 더 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하는 첫 경험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음악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밴드 보이드가 24일 서울 종로구 이들스에서 열린 '우리도 고스트밴드' 공연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밴드 보이드가 24일 서울 종로구 이들스에서 열린 '우리도 고스트밴드' 공연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2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이들스에서 ‘고스트밴드X이들스 - 우리도 고스트밴드’ 공연이 열렸다.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극중 앤호 역을 맡은 인택을 시작으로 직장인 밴드 알유(AreYou)와 루멘타임(Lumen Time), 인디 아티스트 물(mool), 듀뎁스(dudebs), 밴드 보이드(V01D)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의 이야기를 현실의 무대로 확장한 자리다. ‘고스트밴드’는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해 고스트들과 밴드를 결성한 미타가 자신만의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공연 역시 ‘오직 우리만 할 수 있는 꿈의 무대’를 펼칠 밴드를 찾는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가창·연주 영상을 받아 실제 무대에 설 팀을 선정했고, 수십 팀의 경쟁을 뚫은 직장인 밴드 알유와 루멘타임이 그 주인공이 됐다.

알유는 자작곡 3곡을, 루멘타임은 한로로의 ‘입춘’ 등 3곡을 열창했다. 직장이라는 일상을 벗어나 무대에 오른 이들의 모습은 음악을 향해 달려가는 극중 미타의 여정과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이어 뮤직앤뉴를 통해 음반을 유통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이어갔다. ‘고스트밴드’를 배급하는 NEW와 뮤직앤뉴가 계열사라는 연결고리를 넘어, 각자의 음악을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해 무대에 선 아티스트들이라는 점에서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인디 아티스트 물, 듀뎁스, 직장인 밴드 루멘타임, 알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인디 아티스트 물, 듀뎁스, 직장인 밴드 루멘타임, 알유.
◇“감사한 하루”…각자의 이야기 품고 오른 무대

밴드 물은 ‘너랑 나랑’을 시작으로 ‘푸른 봄날’, ‘좋아한단 말이’, ‘비밀언어’까지 총 4곡을 선보였다. 담백한 음악과 솔직한 가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물에게 이날 공연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는 “이렇게 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처음”이라며 “많은 분께 제 노래를 들려드릴 기회를 갖고 싶었다. 오늘 공연을 해보니 더 설렜고, 앞으로 더 많은 관객에게 노래를 전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래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물은 “특별한 의도를 갖고 곡을 만들기보다는 하고 싶은 말이 쌓여 있다가 그것을 뱉다 보면 노래가 만들어진다”며 “노래가 완성되고 나면 오히려 제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었는지 알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이야기로 시작한 노래지만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는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외로움이나 고독 같은 감정을 다른 사람도 느낀다는 것을 알 때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제가 말을 하면서 제 무게를 덜어내듯 다른 사람의 무게도 덜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듀뎁스는 기타리스트 남대우와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낫 이지’를 선보였다. 늦게 음악을 시작했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의 이야기는 이날 공연의 ‘꿈의 무대’라는 의미와도 맞닿았다.

듀뎁스는 “대학도 늦게 들어갔고 음악도 늦게 시작해서 ‘왜 이렇게 늦어졌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음악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무대에도 설 수 있었고, 그것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감사한 하루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특정 장르에 자신을 가두지 않겠다는 음악적 방향성도 밝혔다. 듀뎁스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곡을 하고 싶다”며 “어떤 장르를 한다고 정해두면 스스로 묶이는 느낌이다. 하우스 음악을 비롯해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기타리스트 남대우는 “악기 연주자들은 보통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마음 한편에는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좋은 기회를 통해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 포스터.(사진=NEW)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 포스터.(사진=NEW)
◇뜨거운 피날레… 현실판 ‘고스트밴드’ 완성

공연의 마지막은 보이드가 장식했다. 보이드는 ‘록 록’과 ‘디 원’에 이어 더 로즈의 ‘백 투 미’ 커버 무대까지 연달아 선보이며 공연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앞선 무대가 각자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면 보이드는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관객들도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공연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보이드는 공연을 마치며 “밴드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가 극장에서 개봉한다”며 “저희도 곧 보러 갈 예정이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보이드의 무대를 끝으로 약 90분간 이어진 공연은 막을 내렸다. 마지막 곡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은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밴드들과 호흡했다. 무대에 오른 팀마다 음악의 색깔은 달랐지만, 관객과 자신의 음악을 나누는 순간만큼은 같은 열기로 채워졌다.

이날 공연은 단순히 여러 밴드가 차례로 음악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장생활과 음악을 병행하다 공모를 통해 무대에 오른 알유와 루멘타임부터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물, 늦게 시작한 음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듀뎁스까지 저마다의 ‘무대에 서는 이유’가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스트밴드’의 미타와 맞닿았다. 작품 속 미타가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해 고스트들과 밴드를 결성하고 앞으로 나아가듯, 이날 무대에 오른 이들 역시 각자의 일상에서 음악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우리도 고스트밴드’라는 공연명이 현실의 의미를 얻는 지점이었다.

‘고스트밴드’는 영혼을 보는 싱어송라이터 ‘미타’가 개성 넘치는 고스트 4인방과 함께 밴드를 결성해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순수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이다. 오는 26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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