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127(사진=SM엔터테인먼트)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NME도 이 지점에 주목했다. NME는 ‘블링이’를 NCT 127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앨범으로 평가하며, 멤버 구성에 변화가 생겼지만 팀의 이야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짚었다. 특히 타이틀곡 ‘블링이’에 대해서는 NCT 127이 자신들의 음악적 세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앨범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NCT 127이 지난 10년간 구축해온 강렬한 사운드가 있다. 타이틀곡 ‘블링이’는 왜곡된 신시사이저와 묵직한 드럼, 챈팅을 중심으로 레이지와 덥스텝의 요소를 결합한 힙합곡이다. 선공개곡 ‘피냐타’(Pinata)는 록과 힙합을 결합해 기타 리프와 펑키한 베이스, 브레이크비트를 몰아붙인다. 무대를 하나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자신감도 NCT 127 특유의 퍼포먼스 지향적인 음악과 맞닿아 있다.
앨범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레거시’(Legacy)는 서울에서 출발한 NCT 127의 에너지를 세상으로 확장한다는 메시지를, ‘스텝 업’(Step Up)은 한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아이케이알’(IKR), ‘겟어웨이’(Getaway), ‘데이 애프터 데이’(Day After Day) 등에서는 팝과 록, 인디 팝 등으로 장르의 폭을 넓혔다. 강한 음악만으로 앨범 전체를 채우지 않고 서로 다른 질감의 곡을 배치한 것도 10년차 NCT 127이 보여주는 변화다.
NCT 127(사진=SM엔터테인먼트)
’블링이‘는 단순한 10주년 기념앨범과는 결이 다르다. ’블링이‘, ’피냐타‘, ’레거시‘가 NCT 127이 잘해온 강렬한 음악의 현재를 보여준다면, ’127 밀리언 마일스‘와 ’아이 민, 잇츠 어바웃 타임‘은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시간을 연결한다. 멤버 구성의 변화 속에서 무엇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할지보다 ’NCT 127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확인하는 앨범에 가깝다.
성과도 뒤따르고 있다. ’블링이‘는 발매 이후 중국 QQ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및 정규앨범 판매 차트, 쿠고우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일본 AWA 실시간 급상승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는 세계 26개 지역 톱10에 진입했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의 의미는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NCT 127은 ’체리 밤‘(Cherry Bomb), ’영웅‘(英雄; Kick It), ’스티커‘(Sticker) 등 대중적인 문법과 거리를 둔 음악까지 자신들의 대표곡으로 만들며 K팝 안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왔다. ’블링이‘ 역시 그 공식을 안전하게 복제하기보다 강한 힙합을 중심에 놓고 록과 팝, 발라드까지 확장하며 10년 동안 쌓아온 음악적 문법을 다시 정리한다.
결국 10주년을 맞은 NCT 127이 ’블링이‘로 보여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변하면서도 자신들답다‘는 데 가깝다. 멤버도, 활동 방식도 달라졌지만 ’네오‘라는 팀의 중심축은 여전히 선명하다. 이들의 이야기를 ’현재진행형‘으로 바라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