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보호 VS 소비자 선택권… 갈림길 선 ‘홀드백’,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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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전 06:02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침체한 극장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꺼내 든 ‘홀드백’(극장 상영 후 타 플랫폼 공개 유예기간) 카드가 결론을 예고한 8월의 마지막 날을 맞았다.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일정 기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볼 수 없도록 해 극장 관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영화계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다. 극장을 살릴 안전판이 될지, 콘텐츠 유통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이 될지 정부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영화계 관계자들이 한국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 제1차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영화계 관계자들이 한국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 제1차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31일 영화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제작·배급·상영업계와 인터넷TV(IPTV), OTT 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영화 홀드백 자율협약을 논의해왔다. 정부는 당초 8월 중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에는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가 OTT나 IPTV 등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까지 법으로 정해진 의무 유예기간이 없다. 작품별 계약과 유통 전략에 따라 공개 시점이 달라진다.

논의의 출발점은 위기에 빠진 극장이다. 코로나19 이후 OTT가 급성장하고 극장 개봉과 온라인 공개 사이의 간격이 짧아지면서 ‘조금만 기다리면 OTT에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극장업계에서는 최소한의 독점 상영기간을 보장해야 관객에게 극장에서 영화를 볼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극장 매출 감소가 투자와 제작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홀드백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문제는 ‘얼마나 기다리게 할 것인가’다. 민관협의체에서는 극장 개봉 이후 구독형 OTT 공개까지 약 150일의 홀드백을 두는 방안 등이 논의돼왔다. 하지만 제작·배급업계에서는 모든 영화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면 오히려 수익 회수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반발한다.

특히 작은 영화에는 5개월 가까운 시간이 치명적일 수 있다. 개봉 초반 관객을 확보하지 못해 빠르게 상영관에서 내려간 작품까지 OTT 공개를 막으면 극장에서도, 온라인에서도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유통 공백’이 생긴다. 제작비와 흥행 규모, 투자·유통 방식이 제각각인 영화를 하나의 기간으로 묶는 게 현실적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극장 관람 대신 OTT나 IPTV를 선택하는 관객까지 일정 기간 기다리게 하는 만큼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 볼 것인지 결정할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극장 침체에는 OTT 성장뿐 아니라 티켓 가격과 콘텐츠 경쟁력, 달라진 관람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온라인 공개를 늦추는 것만으로 관객이 다시 극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관건은 홀드백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다. 모든 영화에 동일하게 적용할지, 정부 지원작 등 일부 작품부터 적용할지, 작품별 특성에 따라 기간을 달리할지가 핵심이다. 법적 강제 대신 업계 자율협약이나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방식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8월 내 결론을 예고했던 정부의 시간이 다 됐다. 극장을 보호하겠다며 다른 유통 창구를 지나치게 막으면 제작·배급사의 수익 회수와 소비자의 선택권을 함께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유통 자율성만 강조하면 극장 보호라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진다. 결국 홀드백이 침체한 한국 영화산업의 숨통을 틔울 해법이 될지 또 하나의 규제가 될지는 정부가 이 상반된 이해관계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한 답을 내놓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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