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설경구, 전도연, 조여정, 조인성(사진=제83회 베니스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화면)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와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과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 분)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설경구는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이후 또 한 번 이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는 이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24년 만에 감독님과 ‘가능한 사랑’을 하게 됐다”며 “내 마음이 ‘박하사탕’ 때도 돌아갈 순 없지만 그때 당시의 긴장감이나 압박 같은 것들이 있지 않나. 당시엔 힘들고 싫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순간이 많이 그리워졌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는 “의도적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했고, 나도 모르게 초심으로 가려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설경구는 ‘이창동 매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를 특별히 힘들게 하거나 많은 걸 요구하시진 않는다. 근데 제 마음가짐이 더 (연기에) 집중하고 고민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현장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이번에는 ‘이창동 감독 현장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즐거웠다”며 자리에 함께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설경구는 “혼자였으면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것 같았는데, 감독님 현장과 안 어울릴 정도로 즐거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설경구, 전도연, 이창동 감독, 조여정, 조인성(사진=제83회 베니스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화면)
전도연은 “‘밀양’을 할 때 감독님이 저에게 ‘조금이라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하셨었다. 그때는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성장이 뭔지 몰랐었는데, 다 끝나고 나서 알게 됐다”며 “내가 그동안 어떤 연기를 했었고,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를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능한 사랑’에 대해 “욕심일진 모르겠지만 또 다른 작은 성장을 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또 굉장히 값진 건 어마어마한 동료애, 현장에서 처음으로 빛나는 동료애를 느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여정은 이 감독의 작품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배우를 하면서 과연 이창동 감독님 작품을 해볼 수 있을까.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좋아하는 두 선배, 동료와 한꺼번에 만나게 된 게 이렇게 큰 선물은 없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도 네 배우가 형제처럼 가족처럼 밀고 끌어줬다. 팀워크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이 감독은 조여정이 연기한 예지 캐릭터에 대해 자신과 닮은 캐릭터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여정은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언급하며 “늘 카메라 앞에 서는 직업을 가졌지만, (작품에서는) 다큐 감독을 하면서 카메라 뒤에서 무언가를 담고 영화를 만드는 입장의 인물을 하다 보니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새로운 시선을 주기도 했고,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배우여서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저를 괴롭히면서, 고통스러워하면서 연기를 하는데, 스스로 뿌듯하다는 기분을 느꼈다”면서 “감독님 현장에서 그런 기분을 느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 같다. 심지어 어떤 순간 어떤 앵글 안에서는 자유롭기까지 했다. 잊을 수가 없는 작업이었다”고 벅찬 모습을 보였다.
영화 '가능한 사랑'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이어 “촬영이 끝나고 이 현장이 그리울 것 같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잔향이 깊었던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은 장편영화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 감독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다른 거장들과 겨루게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 대니 보일 감독의 ‘잉크’, 할리우드 배우 케이시 애플렉이 연출한 ‘컴퍼니’, 케이트 마라와 루니 마라가 주연을 맡은 ‘버킹 패스터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와일드 호스 나인’ 등 화제작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이 ‘가능한 사랑’으로 수상한다면 24년 전 ‘오아시스’에 이어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지난 2002년 ‘오아시스’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 감독은 당시 은사자상에 해당하는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012년 고(故)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은 이후 14년 만의 베니스영화제 수상 기록이 된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