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 웨스 벤자민(31)이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압도적인 투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벤자민은 2회에도 12구만 던지며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3회 선두타자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잡은 벤자민은 김기연에게 안타를 맞아 이날 경기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조수행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정수빈은 유격수 땅볼로 잡아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끝냈다.
4회 다시 삼자범퇴를 기록한 벤자민은 5회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았고 감승호에게 진루타를 내주면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서 허경민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2루주자 양석환이 홈으로 쇄도하다가 우익수 로하스의 강력한 송구에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선취점을 허용할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김기연은 투수 땅볼로 직접 잡아 처리했다.
5회 위기를 넘긴 벤자민은 6회 이유찬과 정수빈을 모두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했고 김재호는 3루수 땅볼로 잡아 이날 경기 네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벤자민은 선두타자 제러드 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서 김재환은 2루수 땅볼로 잡았고 양석환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투구수 88구를 기록한 벤자민은 KT가 1-0으로 앞선 8회에는 고영표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벤자민은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승리투수가 된다. 포스트시즌 통산 2승째다.
벤자민은 정규시즌에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28경기(149⅔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고 두산을 상대로는 3경기(11이닝) 1패 평균자책점 8.18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28일 등판에서는 키움을 상대로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아쉬운 결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는 달랐다. 두산 타선을 7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에이스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고영표, 소형준, 박영현 등 믿을 수 있는 투수들을 총동원하겠다는 총력전을 예고하면서도 “벤자민도 잘할 것이다. 쿠에바스가 잘했으니까 자극 받지 않을까”라며 벤자민의 호투를 기대했다. 벤자민은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