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가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31)의 호투를 앞세워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경신했다.
SSG와의 5위 결정전에서 4-3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휴식일 없이 곧바로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돌입했다.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만도 했지만 오히려 마운드는 더욱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는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김민(⅓이닝 무실점)-손동현(1⅔이닝 무실점)-박영현(1이닝 무실점)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T 이강철 감독은 2차전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고영표, 소형준, 박영현 등 믿을 수 있는 투수들을 총동원하겠다는 총력전을 예고하면서도 “벤자민도 잘할 것이다. 쿠에바스가 잘했으니까 자극 받지 않을까”라며 벤자민의 호투를 기대했다.
이틀 연속 선발투수들이 무실점 투구를 선보인 KT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2022년 10월 13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회부터 4이닝 무실점을 이어가기 시작한 KT는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13이닝으로 늘렸다. 2차전에서도 KT의 무실점 행진은 계속됐고 2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며 15이닝 무실점으로 LG(2016~2019년)가 기록한 14이닝을 넘어 신기록을 달성했다.
와일드카드 역대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세운 뒤에도 KT 마운드는 두산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벤자민이 7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졌고 뒤이어 등판한 고영표와 박영현도 큰 위기 없이 두산 타자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하면서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완성했다. KT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무려 22이닝까지 늘어났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번은 잘 던지지 않을까 싶었다. 쿠에바스도 그렇고 벤자민도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한 번은 잘 던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잘 던질줄은 몰랐다. 무4사구가 컸다"면서 "재계약 해달라고 항의를 하는건가"라며 웃었다. 이어서 "그 기록(와일드카드 결정전 22이닝 연속 무실점)은 몰랐다. 투수들이 좋아서 그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최초 기록 세우는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마운드의 힘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KT는 하루 휴식을 취하고 오는 5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3위 L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