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은 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에서 맞붙었다. 홈팀 흥국생명이 세트 스코어 3-2(21-25 22-25 25-20 25-16 15-9)로 승리, 개막 12연승을 질주했다.
이번 시즌 강호로 꼽히는 두 팀의 자존심 대결답게, 경기는 코트 안과 밖에서 모두 치열했다. 두 팀 감독은 경기 도중 거친 설전까지 벌였다.
2세트 중반 흥국생명 정윤주의 오버넷 판정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김호철 감독은 주장 김수지가 아닌 김연경이 항의한 점을 지적했고, 이에 아본단자 감독이 다소 거친 액션으로 받아치며 불꽃이 튀었다.
꽤 긴 신경전이 이어진 뒤 두 팀 감독은 나란히 경고를 받았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던 데다 급박한 경기 흐름상 두 감독의 감정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두 감독은 경기 후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호철 감독은 "'(심판에게 항의를 하느라 화낸 것이지) 당신에게 그랬던 게 아니다"라며 상황을 제대로 설명했고, 아본단자 감독도 "나도 내가 경고를 주라고 말했던 게 아니다"라며 오해를 풀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중에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가 끝나면 (앙금은) 다 없어진다"면서 "서로 오해되는 부분을 잘 이야기하며 풀었다"고 말했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한 두 감독의 화해에는 둘의 언어가 통했던 점도 한몫을 했다.
김호철 감독은 현역 시절 산타 파르마(이탈리아)에서 활약했고, 이탈리아 무대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해 이탈리아어가 유창하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끝나고 둘이 저녁을 같이 먹으러 갈 정도는 아니다"라고 농담한 뒤 "좋은 대화를 나눴다. (김호철 감독이) 이탈리아어가 돼 내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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