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잘해야 합니다. 마지막에 웃고 싶어요."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의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33)가 이적 첫 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V리그에서는 정관장의 질주가 눈부시다. 구단 최다 신기록인 11연승을 내달리며 '2강' 체제였던 흥국생명(승점 47), 현대건설(승점 46)을 추격하고 있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좌우 쌍포가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가운데 사령탑은 베테랑 3인방(염혜선, 표승주, 노란)에게 공을 돌렸다.
그중에서도 이적생 표승주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소영(IBK기업은행)의 FA 보상선수로 정관장의 유니폼을 입은 표승주는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상대 목적타에 어려움도 겪었으나 고희진 감독은 "단순히 보이는 수치가 전부가 아니다. (표)승주는 팀에 와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독려했다.
2010-11시즌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표승주는 2014-15시즌 GS칼텍스로 이적했고, IBK기업은행을 거쳐 이번에 자신의 4번째 팀에 합류했다.
최근 정관장 훈련장에서 만난 표승주는 "새로운 팀에 왔을 때부터 너무 환영받아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감독님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이적으로 인한) 안 좋은 생각이 모두 사라졌다. 프로 선수기 때문에 이곳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승주는 팀에서 주전 OH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리베로 노란, 부키리치와 함께 리시브를 담당한다. 시즌 중 부침도 겪었지만 표승주는 묵묵히 이겨내고 있다.
그는 "리시브가 힘들지만 내가 더 잘해야 한다"며 "부키(부키리치)가 리시브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 어떻게 보면 부키한테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날 믿고 기용해 주시니 다른 생각할 이유가 없다. 거기에 부응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엄지를 세우면서도 꾸준히 코트에 나서고 있는 노란, 표승주 등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는다. 사령탑은 "경기장 안팎에서 후배들을 너무 잘 이끌어 준다. 훈련도 모범적으로 잘하기 때문에 팀이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고 했다.
표승주는 "우리 팀은 부키와 메가의 공격력이 좋기 때문에 내가 좀 더 잘한다면 팀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준비를 단단히 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표승주지만 프로 데뷔 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늘 하고 싶고, 꿈이지만 프로에 와서 못 했다"며 "어쩌면 더 간절히 (우승을) 원한다. 다만 그런 말을 쉽게 하면 안 되기에 더 조심스럽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표승주는 "지금처럼 잘 준비하고 선수들이 똘똘 뭉친다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