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호주 대표팀을 꺾고 스프링캠프 첫 승을 올렸다. 19세 신인 투수 권민규가 선발로 2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호투했고, 동갑내기 포수 한지윤이 9회 결승 2루타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로 호주전을 준비한 한화는 이날 심우준(유격수) 이원석(중견수) 문현빈(3루수) 권광민(1루수) 이진영(지명타자) 김태연(좌익수) 임종찬(우익수) 박상언(포수) 황영묵(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로 나선 신인 좌완 권민규의 호투가 빛났다. 올해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세광고 출신 권민규는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데 이날 그 이유를 증명했다. 3회 2사까지 42개 공을 던지며 2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호주 타선을 압도했다. 8타자 중 6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공격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제구가 강점인 투수답게 좌우 스크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코너워크가 날카로웠고, 시속 90마일(144.8km)로 측정된 나온 직구에도 힘이 있었다.
권민규가 비공식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가운데 1라운드 전체 2순위 신인 우완 정우주가 두 번째 투수로 이어 등판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에 이어 연속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준 정우주는 3번 강타자 알렉스 홀을 1루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시속 95~96마일(152.9~154.5km) 강속구를 뿌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5회초 임종찬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침묵을 깨고 2-1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5회말 좌완 조동욱이 투런 홈런을 맞아 다시 리드를 내줬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나온 김서현도 볼넷을 내준 뒤 릭슨 윙그로브에게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스코어가 2-5로 벌어졌다.
결국 9회초 한화가 결승점을 냈다. 권광민의 중전 안타로 이어진 1사 1루. 올해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포수 한지윤이 대타로 나와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호주 좌완 존 케네디 상대로 초구 헛스윙, 2구째 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파울 커트 이후 4구째 바깥쪽 공을 잘 밀어쳐 우중간을 갈랐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간 사이 1루 주자 권광민이 홈으로 파고들며 6-5 역전. 신인 한지윤이 실전 첫 타석에서 적시 2루타로 일을 냈다.
‘이글스TV’를 통해 경기를 중계한 한화의 영구결번 레전드 타자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한지윤의 타격에 감탄했다. 초구에 헛스윙이 나왔지만 김태균 위원은 “양의지(두산)의 부드러운 스윙이 보인다. 힘 들이지 않고 타이밍을 맞추며 힘을 싣는 스윙이다”며 3구째 파울 후에도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지만 오른 다리를 뒤로 빼면서 컨택하는 스윙을 했다. 고급 기술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에 부응하듯 한지윤은 불리한 카운트에서 우중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김 위원은 “결과를 떠나 스윙 밸런스 자체가 앞으로 기대할 수밖에 없다. 타자들이 좋은 컨택과 힘 있는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하체 움직임이 중요하다. 한지윤은 정확성과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밸런스가 있다. 까다로운 좌투수 상대로 우중간 좋은 방향성의 안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굉장한 가능성이 보인다”고 극찬했다.
경기상고 출신 포수 한지윤은 지난해 고교 25경기 타율 3할4푼4리(90타수 31안타) 3홈런 21타점 OPS 1.013으로 활약했다. 포수 중에선 1라운드 전체 8순위 이율예(SSG) 다음 높은 순번으로 고교 때부터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다. 타자 육성이 절실한 한화는 우타 거포로서 한지윤의 잠재력을 봤고, 캠프 첫 타석부터 결과를 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지윤의 2루타는 9회말 우완 투수 김도빈이 1점 리드를 지키면서 결승타로 최종 확정됐다. 초구부터 시속 94마일(151.3km) 강속구를 뿌린 김도빈은 유격수 이승현의 송구 실책과 연이은 폭투로 무사 3루 위기에 처했지만 3타자 연속 삼진을 잡고 경기를 끝냈다. 짜릿한 세이브로 한화의 캠프 첫 승을 지켰다.
김도빈에 앞서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좌완 김범수가 구원승. 김범수 앞에 던진 좌완 성지훈도 1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타선에선 임종찬이 5타수 3안타 2타점 1도루, 권광민이 5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