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 건의했는데..." 10G만에 스리런 결승포에도 묵묵...양의지 마음은 그 날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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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4월 04일, 오전 10:00

(MHN 권수연 기자) "경기를 꼭 했어야 했나" 긴 침묵을 깼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딸 둘의 아빠이기도 한 베테랑 양의지는 야구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두산 양의지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날 양의지의 스리런포에 힘입어 두산은 6-1로 대승을 거뒀다.

양의지는 1회말 2사 1,2루에서 상대 좌완 1선발 케니 로젠버그의 시속 122km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양의지는 올 시즌 초반 힘겨운 부진으로 침묵했다. 직전까지 9경기를 치르며 28타수 4안타에 그쳤다. 타율 또한 0.143에 그쳤다. 이 날 홈런은 개인 통산 263번째 홈런이기도 하다. 

그러나 양의지는 시즌 첫 홈런에도 웃지 않았다. 덤덤하게 굳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지만 기쁜 기색은 없었다.

지난달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벌어진 참사 때문이다. 당시 무게 60kg에 달하는 창틀 구조물인 '루버'가 추락하며 관중 3명을 덮쳤다. 그 중 20대 여성은 머리를 다쳐 수술을 받다가 끝내 사망했다. 이로 인해 KBO리그는 SSG-NC 전을 제외하고 모든 팀이 4월 1일 한 경기를 쉬어갔다. 

하지만 양의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경기 후 "NC에서 뛴 선수로 더 마음이 무겁다"며 "팬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봐야 하는데 참담한 사고가 일어났다. 만약 내가 NC에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도 경기를 보러 왔을텐데 가장으로써 그런 일을 겪는다면 끔찍할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를 대표해 3일 간 경기 취소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양의지는 선수협 회장을 역임(2020~2022)했고 현재는 이사직을 맡고 있다. 

양의지는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하며 "항상 (KBO는) 소통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게 전혀 없다. KBO 입장도 있지만 선수들과도 더 소통했으면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 날 홈런의 주역임에도 야구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한편 두산은 4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에 돌입한다.

 

사진= 두산 베어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