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서진
최종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한 박서진은 오후 4시 40분 현재, 선두 김효주에 1타 뒤진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박서진은 2023년 카카오VX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유망주로 주목받기 시작한 선수다. 그해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장타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적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가 아직 다 끝나진 않았지만 박서진은 7언더파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적어내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전반 6번홀(파4)부터 8번홀(파5)까진 버디 2개, 보기 1개를 번갈아 기록하며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6개를 골라내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박서진은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반에 플레이가 잘 안풀렸지만, 캐디를 맡아주신 아빠와 ‘계속 기다리자’고 이야기하면서 경기했다. 그렇게 기다리다보니 제 경기 감각을 되찾았고 후반에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마추어 대회와 프로 대회의 가장 큰 차이는 코스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린 스피드, 러프 길이 등이 달라서 그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썼다. 또 퍼트는 거리감을 많이 생각하고, 티샷은 웬만하면 페어웨이를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선 “전반엔 샷이 잘 안돼서 리커버리를 할 일이 많았는데 쇼트게임이 잘 됐다. 후반 가면서 아이언 샷과 퍼트가 잘 따라줘 많은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7살 때까지 미국에서 살면서 골프를 시작했다는 박서진은 경기를 마친 뒤 LET 관계자들과 유창하게 영어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LPGA 투어, LET 대회에 차례로 출전하면서 외국 선수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그는 “아마추어 선수로서 이렇게 외국 투어 대회에 나오는 건 큰 경험”이라며 “외국 선수들이 잘 대해줘서 더 재미있게 쳤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로 250~260m를 보내는 장타자인 박서진은 장타만큼이나 화끈한 경기 방식을 갖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앞뒤 생각 안하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 갤러리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단점은 갤러리가 많으면 아드레날린이 솟아 거리가 더 나갈 때도 있다”고 말하면서 쑥쓰럽게 웃었다.
또 “롤모델은 김효주 선수”라며 “2년 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함께 경기하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커서 그때부터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국가대표였던 박서진은 올 시즌 국가대표 랭킹 7위에 그쳐 6위까지 주어지는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고 상비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소 시무룩한 목소리로 이 이야기를 한 박서진은 “올해 목표는 다른 것 생각 안하고 그때그때 제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선수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야기할 때는 다시 얼굴이 밝아졌다. 박서진은 “LPGA 투어에 가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게 선수로서 마지막 목표”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박서진(사진=L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