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은 16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KYK 인비테이셔널 2025'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이번 무대가) 선수로서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은데 너무 좋다"며 특유의 재치있는 말투로 웃음을 자아낸 후 "후회되는 것은 없고 은퇴식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제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다음 인생으로 가는게 설렌다"는 답변을 덧붙였다.
이번 경기는 김연경이 직접 초청한 세계 최정상급 여자 배구 선수들과 국내 V-리그 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이벤트로, 김연경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상징적인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일명 '김연경 올스타전'으로 불리는 해당 경기는 지난해 처음 시작해 올해 두 번째로 열린다. 지난 해에는 11명의 선수가, 올해는 17명의 선수가 한국을 찾았다.
올해 열리는 경기는 김연경이 마지막으로 코트에서 뛰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시즌 도중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통합우승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리고 이번 KYK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세계배구 스타들과 이틀 연속 경기를 꾸린다.
김연경은 24-25시즌을 통합우승으로 마친 후 친정팀인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찾았다.

그곳에서 김연경의 깜짝 은퇴식을 열어주며 소소하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참 은퇴식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기념도 많이 해줘서 의리를 느꼈다"며 농담으로 "좀 더 뭔가 크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생각보다 작았다"며 또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페네르바체 소속 에다 에르뎀이 "나 뿐만 아니라 팀원들까지도 김연경을 튀르키예에서 볼 수 있어 기뻤다. 더 큰 세리머니를 해주는 것도 맞는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계획을 좀 짜볼까 한다"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어 그는 "오기 전에 연락이라도 했으면 준비를 좀 더 잘했을 것"이라며 김연경을 넘겨다봤고, 김연경은 곧바로 "다음에는 간다고 미리 연락할테니 선물 준비해놔라"며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있고, 각자의 일정이 있는만큼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이에 '나 정말 어렵게 왔다고 어필하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브라질의 나탈리아 페레이라는 이에 "저는 브라질에서 오는게 쉽지 않은데 30시간 비행기를 타야한다. 아직 시차 적응이 좀 안되는 부분이 있다. 어렵게 왔으니 쉽게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5살 난 딸을 데려온 크리스티나 바우어는 비행기를 한 차례 경유했다. 미국 휴스턴에서 왔다는 그는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좋고, 김연경이 딸 이름을 한글로 어떻게 쓰는지도 알려줬다. 다른 사람들이 김연경에 대해 물어보면 완벽한 선수라고 말한다. 다시 한번 이 자리에 초대해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 초청 선수로 왔던 '얼음미녀' 나탈리아 곤차로바(러시아)는 이번에도 팬들을 보기 위해 두 번째로 한국땅을 밟았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좋은 기억을 많이 가져갔다"며 "게임 자체도 재밌었고, 한국팬분들의 응원이 좋았다. 올해도 더 많은 응원을 기대하고 즐기다가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양일로 개최된다. 첫 날인 17일에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세계배구 올스타팀이 격돌하는 경기가 펼쳐진다. 이어 둘째 날인 18일에는 세계 각국 스타선수들이 '팀 월드'와 '팀 스타'로 나뉘어 행사를 진행한다. 팀 스타는 김연경이 감독 겸 선수로 이끌게 된다. 팀 월드는 흥국생명을 이끌었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다시 한번 나선다.

비공식 이벤트성이지만 처음으로 감독을 맡게 된 김연경은 스승 아본단자와 '사령탑 대결'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보다 어떤 점이 낫고, 어떤 점을 배우고 싶지 않은지'를 묻자 그는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은 제가 더 나은 것 같고, 배우고 싶지 않은 것은 감정기복"이라고 답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그의 어깨를 지긋이 잡으며 "그렇게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뼈 있는 응수로 웃음을 자아냈다.
조던 라슨과 에다 에르뎀은 '김연경이 지도자가 되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에다는 "일단 저희 팀에게 행운을 빌고싶다"고 농담하면서도 "코트에서 굉장히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김연경이 감독으로 언성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라슨 역시 "일단 선수로서 김연경은 강하게 푸시할 때가 있다. 감독을 할 때도 비슷하게, 강하게 푸시할 때도 있고, 또 아닐 때도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 똑똑한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모습도 기대가 된다"는 답을 남겼다.
이번 대회는 누적 스코어제로 펼쳐지며 각 세트당 20점씩을 누적, 총 4세트로 진행된다. 먼저 80점에 닿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비디오 판독은 이뤄지지 않는다.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KIM : THE LAST] FINAL EPISODE'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김연경의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특별 행사가 열린다.
한편 17~18일 경기는 오후 4시부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사진=MHN 이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