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주장 손흥민(33)과는 작별하고,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27)는 최대한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트넘 전담 기자이자 유독 손흥민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댄 킬패트릭 기자의 의견이다.
영국 '팀 토크'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하락세에 접어든 손흥민을 두고 '완전히 무자비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유력 기자의 주장이 나왔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역대 최고의 한국 축구 선수이자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보인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최고 수준 선수 중 한 명"이라면서도 "손흥민은 지난달 마침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며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개인 기록에선 타격을 입었다. 그는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46경기에서 단 11골만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손흥민은 2026년 여름이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이 때문에 올여름 그가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소문이 커지고 있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특히 손흥민도 어느덧 만 33세를 눈앞에 둔 만큼 작별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7골 10도움에 그치면서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BBC'도 "손흥민의 기량이 저하되고 윌손 오도베르의 경험 부족을 고려하면 토트넘이 골잡이 윙어를 영입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킬패트릭도 입을 열었다. 평소에도 손흥민을 자주 지적했던 그는 놀랍지 않게도 '손흥민 매각'을 강력 주장했다. 팀 토크는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 시즌 더 계약되어 있다. 하지만 킬패트릭에 따르면 구단은 매우 적절하고 잔인하게 그리고 무자비한 시기에 매각을 승인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그의 발언을 전했다.
최근 '디 애슬레틱' 편집장이 된 킬패트릭은 "손흥민은 이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드디어 그 순간을 맞이했으며 계약 기간은 1년이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하락세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손흥민이 '에이징 커브'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손흥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국 투어를 다녀온 뒤 그가 올여름 이적하는 게 모두에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핵심이다. 토트넘은 한국 투어(8월 3일) 전에 손흥민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부주장 로메로도 올여름 이적설이 뜨겁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주장 손흥민을 보좌하고 있지만, 수비 보강을 원하는 아틀레티코와 연결되고 있다. 로메로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이 많은 데다가 충분히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팀인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틀레티코도 로메로도 서로를 원하고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최근 "로메로를 원하냐고? 물론이다. 그는 훌륭한 선수"라며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로메로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이미 'OK 사인'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메로도 직접 이적 가능성을 인정하며 언젠가 스페인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킬패트릭은 손흥민과 달리 로메로는 붙잡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주장단을 팔아넘기는 건 토트넘에 좋지 않은 신호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발판 삼아 계속 성장하고 싶어 하지만, 로메로의 계약 기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에 토트넘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라고 짚었다.
또한 킬패트릭은 "지금 당장 로메로를 팔아 거액을 챙기거나 혹은 1년이나 18개월 후에 궁지에 몰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토트넘은 좋은 제안이 있다면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을 보면 그는 우승자이자 리더임을 증명했다. 토트넘은 몇 년간 그런 선수가 많이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로메로를 잃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며 로메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킬패트릭이 언급했듯 손흥민이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더라도 작별 시기는 8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 토트넘은 내달 홍콩에서 아스날과 격돌한 뒤 일본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2년 연속 한국 팬들과 만나는 토트넘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때문에라도 손흥민과 당장 작별할 수는 없는 토트넘이다. 아시아 최고의 스타인 손흥민은 단연 토트넘 아시아 투어의 핵심 인물이다. 마케팅과 팬 서비스 측면에서 그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투어 주최 측과 작성한 계약서에도 손흥민이 꼭 출전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BC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동의 여러 클럽들이 이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라며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다음 시즌 전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시아 투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팀에 없으면 투어 주최 측과 관련해 큰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투어에서 상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손흥민과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까지 함께하며 천천히 생각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손흥민의 결정이다. 2년 전과 달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토트넘과 아시아 축구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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