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야수 문현빈(21)이 감독 추천으로 데뷔 첫 올스타의 꿈을 이뤘다. 현역 타자 ‘최고령’ 최형우(42·KIA)에게 베스트12에서 밀린 아쉬움을 풀었다.
KBO는 지난달 30일 2025 올스타전 감독 추천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드림 올스타, 나눔 올스타 13명씩 총 26명의 선수들이 감독 추천으로 오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참가한다.
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인데 한화에서 총 5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베스트12로 선발투수 코디 폰세, 중간투수 박상원, 마무리투수 김서현, 감독 추천으로 내야수 이도윤과 외야수 문현빈이 뽑혔다.
문현빈의 이름이 눈에 띈다. 나눔 올스타 베스트12 지명타자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문현빈은 팬 투표에서 126만2466표로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5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100만표 이상 얻으며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선수단 투표에서도 문현빈은 두 번째 많은 90표를 획득했으나 166표를 얻은 최형우에게 추월당했다. 베스트12는 팬 투표 70%, 선수단 투표 30% 합산한 총점으로 정해지는데 최형우가 32.98점으로 문현빈(32.71점)을 역전했다. 불과 0.27점, 이번 베스트12 중 최소 점수 차이였다.
아깝게 베스트12가 불발됐고, 이에 대해 김경문 한화 감독도 “본인도 홈에서 하는 올스타전이라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더 잘해서 다음에 당당하게 됐으면 좋겠다”며 문현빈에게 위로의 덕담을 건넸다.
비록 베스트12는 좌절됐지만 감독 추천으로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게 됐다. 풀타임 주전은 아니지만 기여도를 인정받아 감독 추천을 받은 북일고 선배 이도윤과 함께 올스타전 나들이 나선다.
문현빈은 한화가 2023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야심차게 지명한 유망주. 상위 지명권을 투수에 주로 쓰던 한화는 당시 내야 자원이 풍족한 상황에서도 문현빈의 타격 재능을 지나치지 않고 뽑았다.
2023년 데뷔 첫 해부터 고졸 신인 역대 7번째 100안타(114개)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개막전 선발 2루수로 시작했지만 수비 불안 속에 2군에 다녀오는 등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1군 복귀 후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타격감을 살려 103경기 타율 2할7푼7리(260타수 72안타) 5홈런 47타점 OPS .752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비율 기록이 상승했다.
3년차가 된 올해는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타고난 재능에 타격폼 변화도 통했다. 중계 화면으로 볼 때 작년까지 이름과 등번호가 다 보일 만큼 오른쪽 어깨를 닫고 있었지만 지금은 이름과 등번호가 반쯤 보일 만큼 열었다. 몸쪽 공에 대한 대처가 좋아졌고, 공을 보는 시야도 넓게 확보했다.
그 결과 올 시즌 76경기 타율 3할1푼4리(280타수 88안타) 8홈런 38타점 OPS .832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타율 5위, OPS 13위로 팀 내에서 각각 1~2위에 올라있다. WAR 2.16, 결승타 7개 모두 한화 야수 중 1위로 팀 내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명타자와 백업 3루수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스스로 없는 자리를 만들어냈다. 한화의 대반격 서막이 된 지난 4월5일 대구 삼성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추격의 솔로포, 9회 역전 결승 스리런포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김경문 감독 눈에 확실히 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고졸 신인으로 들어와서 100안타를 친 것은 누가 가르쳐줘서가 아니라 타고난 게 있다는 것이다”며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우리 팀에서 최고로 많이 연습했다. 타선에 무게감이 있으려면 (문)현빈이가 포지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래 포지션은 내야수이지만 신인 시절 외야 경험을 살려 4월말부터 좌익수로 나서며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수비에서 실수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타선에서 뺄 수 없는 핵심으로 한화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올스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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