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과 크리스티안 로메로(27),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적인 두 인물이 동반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장과 부주장의 거취가 동시에 불확실해진 가운데, 새로운 시대의 선봉장으로 미키 반 더 벤(24, 이상 토트넘)이 부상하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토트넘이 손흥민과 로메로를 동시에 잃을 가능성을 고려해, 반 더 벤을 차기 주장으로 점찍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수비수이자, 토마스 프랭크(52) 신임 감독 체제에서 핵심 축으로 성장 중인 인물이다.
프랭크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고심에 빠졌다. 주장 손흥민은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그리고 유럽 주요 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 측은 연봉 2,500만 파운드(약 467억 원)를 제시하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친정 감독 조세 무리뉴가 지휘하는 페네르바체 SK, 포스테코글루가 새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LA FC 등 다양한 루트도 열려 있다.
로메로는 다르다. 2027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어 구단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나, 이적 가능성은 여전하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와 ‘디스포르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6,500만 유로(약 1,033억 원)를 준비해 로메로 영입을 시도 중이며, 로메로 본인도 라리가 도전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단 내부 분위기 역시 복잡하다. 전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를 "동료들의 정신적 버팀목"이라며 잔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로메로는 감독 경질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망감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미키 반 더 벤을 차기 주장으로 고려하고 있다. 2023년 볼프스부르크에서 영입된 판더펜은 데뷔 시즌부터 리그와 유럽 무대를 오가며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는 아크로바틱한 수비로 실점을 막으며 1-0 우승에 기여, '역사적인 업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반 더 벤은 뛰어난 운동 능력과 빌드업 능력을 겸비한 수비수로, 프랭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부합한다"라며 "경쟁적인 문화 정착을 도모하는 프랭크 체제에서 중심 인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과 로메로 모두 라커룸에 큰 영향을 끼친 선수들이다. 그들의 이탈은 단순한 전력 손실이 아닌 정신적 구심점의 이탈을 의미한다”며 “매디슨도 부주장 경험은 있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안정적인 중심축으로 판더펜이 적합하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이적 시기는 8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말부터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화하며, 8월 초 한국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계약상 이 경기 출전 의무가 포함돼 있다고 알려져 있어, 해당 경기까지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상황은 불투명하다. 프랭크 감독은 "주요 자산을 지키고 싶다"라고 밝혔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구단의 선택을 압도할 수도 있다. 손흥민과 로메로가 떠난다면, 토트넘은 단순한 리빌딩이 아닌, 구단 정체성과 리더십 재정립이라는 과제에 직면한다.
반 더 벤은 이 변화 속에서 중심에 서 있다. 새로운 주장, 새로운 세대의 상징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토트넘의 다음 10년, 그의 어깨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