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토트넘의 상징이었던 손흥민(33)의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새 시즌을 앞둔 토트넘의 베스트 11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제외했고 토트넘 내부에서도 이별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DR 스포츠는 1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의 2025-2026시즌 예상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며 손흥민을 제외했다. 대신 앙투안 세메뇨,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가 공격진을 구성했고 미드필드에는 루카스 베리발, 모하메드 쿠두스, 파페 사르가 포진했다. 수비라인은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밴,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로 꾸려졌으며 골키퍼는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맡았다.
토트넘의 주장이자 10년째 구단의 상징처럼 존재해 온 손흥민이 이 라인업에서 빠졌다는 점은 단순한 포지션 변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이 더 이상 중심이 아닐 수 있다는 강한 신호다.
토트넘 내부의 기류 역시 심상치 않다. 텔레그래프의 맷 로는 최근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는 인상을 남겼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TBR 풋볼의 톰 바클레이도 "손흥민은 스스로 이적 가능성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작별을 결심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차기 행선지로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구단들의 관심도 언급되면서 선택지는 늘어나고 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도 초기에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MLS 혹은 사우디아라비아행이 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아직 계약이 1년 남았다. 지금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보다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명확한 부정이 없는 그의 입장은 오히려 이별이 가까워졌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토트넘 구단 역시 손흥민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분위기다.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강제 매각하진 않을 것이다. 그의 판단에 따라 이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토트넘의 입장을 전했다.
관심은 현재 손흥민과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 간의 첫 면담에 쏠린다. 프리시즌 훈련이 이번 주부터 시작되며, 두 인물의 직접 대면은 머지않았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의 최종 거취가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이미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된 상태라고 주장한다. 프랭크 감독이 공개 석상에서 팀의 미래 구상에 대해 언급할 때 손흥민에 대한 언급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이 그 근거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이전엔 50%였던 이적 확률이 이제는 100%에 수렴했다"고 전했다.
다만 손흥민의 이적 시점은 8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계약서에 명시된 '한국 투어 출전 조항' 때문이다. 실제로 골드 기자는 "손흥민은 서울에서 열리는 프리시즌 투어에 반드시 참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프랭크 감독조차도 레비 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8월 한국에서 열리는 토트넘의 친선 경기를 마지막으로 구단과 작별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손흥민의 이적을 둘러싼 다수의 보도와 구체적인 정황들이 하나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런던 월드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현금화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이제 그는 33세에 접어든 선수이며 전성기를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도했다. 팀토크 역시 "지금이 손흥민을 매각할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전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