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을 재건한 최강희 감독(66)이 경질 위기에 직면했다. 부진한 성적과 팬들의 비난, 후임 감독설까지 겹친 가운데, 구단 역시 보호보다 결별을 향해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최근 "산둥 타이산이 최강희 감독을 경질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미 브루노 제네시오 전 스타드 렌 감독과 접촉했다"라고 보도했다. 제네시오 감독은 프랑스 리그1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타이산의 후임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최 감독의 경질설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산둥은 2025 FA컵 16강전에서 청두 룽청에 1-3으로 완패했고, 리그 전반기 15경기에서 7승 3무 5패로 6위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고, 일부 서포터는 경기장에서 "최강희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술 비판도 뒤따랐다. 소후는 "최 감독은 여전히 롱볼과 장신 공격수를 활용한 전통적 전술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현대 축구 흐름에 뒤처진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지난 29일 허난FC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간 신뢰는 굳건하다. 성적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단결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 했던 허난전마저 승리를 놓쳤다. 30일 열린 경기, 전반 2-0으로 앞서던 산둥은 후반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고, 종료 직전 펑신리의 퇴장까지 겹치며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이로써 산둥은 원정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소후는 경기 종료 후 "최강희 감독이 건강 문제로 일시 귀국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당분간 김현민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2023년 5월 산둥 지휘봉을 잡은 뒤, 승부조작 및 뇌물 사건으로 혼란에 빠진 팀을 안정시켰다. 2023시즌 리그 2위, FA컵 준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2024시즌에도 5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기대 이하의 성적과 전술적 한계가 겹치며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과거 위기를 수습했던 지도자에게 지금의 태도는 냉정하다. 산둥 타이산은 반등보다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단은 과연 최강희라는 이름을 끝까지 지켜줄 것인가, 아니면 새 시대를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인가.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