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이주환 기자)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고유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개성과 패션 감각이 공존하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6월 30일부터 오는 13일까지(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선수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통일된 복장을 갖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니폼은 물론, 신발 밑창, 손목 보호대, 언더웨어까지 흰색으로 제한되며, 이는 패션이 아닌 경기력으로 주목받고자 하는 윔블던의 전통에서 비롯된 규정이다.
단, 여자 선수에 한해서는 2023년부터 여자 선수들에게만 색깔이 들어간 속바지를 입을 수 있게 허용했지만 속바지 길이가 치마나 바지 아래로 내려와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처럼 엄격한 드레스 코드 아래에서도 선수들은 각자의 취향과 브랜드 감각을 녹여낸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올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패션 감각이 돋보인 선수들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성적과 패션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선수는 남자 단식 4강에 올라 있는 테일러 프리츠(미국)다.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세계 랭킹 5위 테일러 프리츠(미국)는 보스(BOSS) 브랜드의 슬림핏 반바지와 지퍼넥 티셔츠 조합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선보였다. 포브스는 "끝단을 섬세하게 처리한 지퍼넥 티셔츠와 슬림핏 반바지로 구성된 보스존 컬렉션이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반면,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는 아디다스의 옅은 체크무늬와 초록색 로고가 돋보이는 상의로 프리츠와 함께 고득점의 패션 점수를 얻었지만, 1회전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여자 선수들 중에서는 엘리나 스비톨리나와 마르타 코스튜크(이상 우크라이나)가 각각 아디다스 보디슈트와 윌슨 드레스로 개성을 뽐냈다.
아시아 국적 선수 중에서는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유일하게 ‘패션 스타’로 언급됐다. 나이키 드레스를 착용한 그는 경기 외적인 스타일로도 주목받았다.

여자 선수로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엘리나 스비톨리나의 아디다스 런던 오리지널 보디슈트와 마르타 코스튜크의 윌슨 에이프런 드레스가 선수의 개성을 잘 살렸다는 평을 들었다.
또 나이키 드레스를 입은 오사카 나오미(일본)도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해 윔블던의 '패션 스타'로 지목됐다.
의외의 패션 스포트라이트는 카슨 브랜스틴(캐나다)에게도 돌아갔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의 1회전 상대였던 세계 랭킹 190위인 그는 생애 첫 메이저 단식 본선 진출을 이뤄냈고, 과거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훈련했던 배경까지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코트 입장 의상 역시 또 하나의 무대였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나이키코트 슬램 카디건으로 클래식한 멋을 살렸고, 로렌초 무세티(이탈리아)는 보테가 베네타의 가죽 재킷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제시카 페굴라(미국)와 코코 고프(미국)는 각각 아디다스와 뉴밸런스 재킷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윔블던은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그 속에서 드러나는 선수들의 개성과 창의성으로 또 하나의 ‘스타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