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가혹행위 임원 징계 없이 피해 직원 해고 등 무더기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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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7월 11일, 오후 05:02

(MHN 김인오 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회장 김원섭, KPGA)가 직원에게 가혹 행위를 한 고위 임원에 대한 징계는 미룬채 오히려 피해 직원들에게 해고 등 비상식적인 무더기 징계로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KPGA는 고위임원 A씨가 지난해 직원들에게 남발한 시말서를 근거로 8일 징계위원회를 강행했다. 징계위에 소환된 7명 중 6명은 A씨의 괴롭힘 피해자였고, 이 중에는 최초 신고자인 B씨와 최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서 출석 조사를 마친 추가 피해자 C씨까지 포함됐다.

최초 신고자인 B씨는 견책을, 출석 조사를 마친 C씨는 해고를 각각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KPGA 노조는 "고위임원 A씨에 대한 징계를 수개월 째 미뤄온 이사회의 구성원들이 이번 징계위에 대다수 포함돼 있다"며 "가해자 처분을 유보해온 당사자들이 피해자들을 심의하는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는 점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KPGA 정관에는 '(고위임원은)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회장이 임명하고 면직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A씨 징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주체 또한 결국 현재의 이사회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KPGA 노조에 따르면 임원 A씨는 지난해 말 최초 신고 직원인 B씨에게 상습적인 욕설, 공개적인 장소에서 폭언, 가족을 거론한 인신공격, 각서 강요 및 연차 강제, 부당한 퇴사 압박, 과도한 경위서 및 시말서 요구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은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됐고, 고용노동부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해 과태료를 부과했다.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 역시 A씨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현재 KPGA는 각종 기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A씨에 대해 임시 조치인 무기한 정직만 부과했고, 정식 징계는 내리지 않고 있다. 

KPGA 노조는 "매주 8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그에 따른 체불 문제가 있었지만, 프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연초부터 사측에 충분한 시간을 주며 내부적으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렇게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직원들에게는 포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지난해 A가 수집한 시말서로 징계부터 강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준 KPGA 노조위원장은 "일련의 사건이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닌 법과 원칙으로 바로잡아야 할 사회적 문제"라며 "KPGA 노조는 이 사건을 계기로 프로스포츠계 전반의 윤리의식 회복과 구조화된 인권침해 문제에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KPGA, KPGA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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