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디아즈가 홈런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홈런 더비'는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꽃'으로 불린다. 각 팀을 대표하는 거포들이 한데 모여 누가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을 지 제대로 겨룰 수 있는 장이기 때문에, 언제나 많은 이목이 쏠리기 때문이다.
홈런 더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배팅볼 투수'다. 타자가 원하는 코스로 연속적으로 공을 던져줘야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11일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선 7명의 타자가 출전했다. 출전 선수 대부분은 각 팀의 동료 야수 선수와 함께 짝을 이뤄 경쟁했다.
이 중 눈에 띄는 이는 르윈 디아즈(삼성)였다. 7명 중 유일하게 현역 선수가 아닌 삼성 구단 운영 직원인 이우일 매니저가 배팅볼을 던져줬다.
그런데 결과는 우승이었다. 디아즈는 예선에서 1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려 1위를 차지했고, 예선 2위 박동원(LG)과 맞붙은 결승에서도 8홈런을 기록해 한 개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야구선수 출신인 이우일 매니저는 예선과 결승까지 꾸준하게 디아즈의 '입맛'에 맞는 공을 던져줬다.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디아즈가 홈런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디아즈는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홈런 더비 참가가 확정됐을 때 강민호가 던져주겠다고 했는데, 오늘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우일 매니저가 평소 배팅볼을 던져줄 때도 있기 때문에 결정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삼성 구단은 이에 대해 "강민호가 농담조로 배팅볼을 던져주겠다고 했는데 디아즈가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아즈는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우일 매니저가 배팅볼 파트너로 나선 것이 홈런 더비 우승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했다.
이날 디아즈는 홈런 더비 우승과 함께 최장 비거리상(135.7m)까지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삼성 출신 선수가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한 건 1993년 양준혁, 1998년 양준혁, 2002년 브리또, 2013년 이승엽에 이은 5번째이자, 이승엽 이후 12년 만의 경사이기도 하다.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홈런 레이스에 우승한 디아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디아즈는 '홈런 더비'뿐 아니라 올 시즌 홈런왕에도 가장 근접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전반기에만 29개 홈런을 쏘아 올려 2위 패트릭 위즈덤(KIA), 오스틴 딘(LG·이상 20홈런)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디아즈가 후반기에도 페이스를 유지해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2011년 최형우 이후 14년 만에 삼성 출신 홈런왕이 된다.
아울러 단일 시즌 홈런 더비 우승과 홈런왕을 차지하는 역대 2번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1993년 홈런 더비가 시작된 이래, 그해 홈런 더비 우승과 홈런왕을 모두 석권한 건 1994년의 김기태(당시 쌍방울)가 유일했다.
디아즈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잠시 경험했고 변화구 승부가 많다는 걸 알고 준비했다"면서 "후반기에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홈런 개수에 제한을 두고 싶지는 않고, 그저 건강하게 출전해 팀 승리에 일조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