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용인, 노진주 기자] '전북 살림꾼' 강상윤(21)이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침착함'을 꼽았다. 박지성과 비교되고 있는 데 대해선 "언급되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수줍어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홍콩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러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지난 7일 중국전 3-0 대승에 이어 홍콩도 제압하며 대회 2연승을 질주했다.
일본(승점 3)이 한 경기 덜 치른 가운데, 한국(승점 6)은 대회 선두다.
다가오는 15일 한국은 일본과 3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12일 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이날 한국을 승리로 이끄는 선제 득점을 기록한 이는 올 시즌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강상윤이다.
강상윤은 ‘K리그 선두’ 전북의 중원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주전 미드필더다. 올 시즌 20경기 뛰었다. 3도움도 기록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홍명보 감독은 그에게 지난 7일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 기회를 줬다. 중국전에서 강상윤은 후반 19분 주민규 대신 출격했다.
이날 강상윤은 우측에서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기대에 부응했다. A매치 2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그는 전반 27분 아크 정면 부근에서 몸을 돌리는 터닝 슈팅으로 홍콩 골망을 갈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강상윤은 “1차전 중국전을 통해 데뷔했는데 골 놓친 아쉬움보다 플레이를 만족하게 하지 못해서 남은 아쉬움이 컸다. 이번 경기 땐 플레이에만 집중하고자 했다. 그런데 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에게 선발 이야기를 들었을 때를 돌아본 강상윤은 “A매치 선발은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왔다. 엄청 기분 좋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묘하다. 경기 뛰면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돌아보니 침착함이 플레이에 도움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골 상황도 돌아본 그는 “주변 형들이 수비수들을 유인해 줘서 저에게 슈팅 찬스가 왔다. 골이 들어가는 그 순간이 보였는데 처음 느낀 기분이었다”라고 웃었다.
등번호 13번은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이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달았던 번호다.
강상윤은 “박지성 선배님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골을 기억하고 있다. 보고 자랐는데,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첫 골 넣었으니 앞으로 잘하겠다. 노력할 일만 남았다”라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15일 일본전 출전도 욕심나는 강상윤이다. 그는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도 골 욕심보단 플레이에 집중하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면 찬스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임대에서 돌아온 그는 올 시즌 전북의 리그 선두에 일조하고 있다. 전북 살림꾼으로 거듭났다.
강상윤은 “올해 전북으로 복귀할 때 자신 있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할 거라고 말이다. 포옛 감독님이 저의 장점 잘 살려줘서 K리그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대표팀에도 들었다. 홍명보 감독님께서도 저의 장점을 살려주고, 보완할 점은 잘 짚어 주신다”라고 전했다.
이제 갓 성인 대표팀 경험을 했지만 강상윤에게 월드컵 꿈이 없을 리 없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하지만 일단 남은 일본전에만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