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축구가 역사상 최초로 프리미어리거 골키퍼를 배출할 수 있을까. 스즈키 자이온(23, 파르마)이 5년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풋볼 채널'은 11일(한국시간) "스즈키가 5년 뒤 맨유의 수호신이 될까? 영국 언론이 그때쯤이면 그가 세계 최고 수준 골키퍼 중 한 명이 될 수 있다는 대담한 예상을 내놨다"라고 주목했다.
매체는 "세리에 A 파르마에서 뛰고 있는 만 22세 일본 국가대표 골키퍼 스즈키는 머지않아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 영국 '맨체스터 월드'는 5년 뒤 맨유의 베스트 11을 예상하면서 그를 선발 멤버 중 한 명으로 뒀다"라고 전했다.
2002년생 스즈키는 가나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골키퍼다. 그는 190cm가 넘는 큰 키를 자랑하며 발밑 능력도 뛰어나다. 후방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뿐만 아니라 전방으로 뿌려주는 롱킥도 정확한 만큼 현대 축구에 어울리는 유형이다.
우라와 레드 유스팀에서 성장한 스즈키는 2023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임대를 통해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1년 뒤 그는 파르마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입성했고, 이적과 동시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스즈키는 지난 시즌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파르마 이달의 선수상을 받을 정도로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 아시안컵까지만 해도 잦은 실수를 범하며 '기름손'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경험을 쌓아가며 약점으로 꼽히던 볼 처리 능력도 어느 정도 보완한 모습이다.
2024-2025시즌 최종 성적은 세리에 A 37경기 53실점. 클린시트는 7차례 기록했다. 파르마는 하위권을 전전하며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지만, 스즈키는 그 와중에도 유벤투스나 나폴리 등 강팀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풋볼 채널은 "스즈키는 과거부터 맨유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내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있기에 올여름엔 파르마에 잔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가 월드컵을 계기로 내년 여름 큰 도약을 이뤄낼 수도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맨유는 지난 2023년 스즈키 영입을 추진했다. 당시 다비드 데 헤아의 후임을 찾던 도중 그를 포착한 것. 하지만 스즈키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팀을 원했고, 고심 끝에 맨유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 뒤 맨유는 인터 밀란에서 안드레 오나나를 데려왔다. 하지만 오나나는 기대와 달리 연달아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그러자 최근까지도 맨유가 다시 한번 스즈키 영입에 재도전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져왔다.
스즈키가 파르마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더 안정감을 갖추게 된다면 마냥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는 현재 유럽 4대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아시아 골키퍼다. 만약 맨유 유니폼까지 입게 된다면 아시아 골키퍼 최초 역사를 쓰게 된다.
풋볼 채널은 "과연 미래에 스즈키는 맨유의 새로운 한 시대를 구축하는 멤버가 될 수 있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 팬들은 "맨유는 잘못하면 2부로 강등될 수 있다.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제대로 된 클럽으로 이적하면 좋겠다", "대성하겠지만, 맨유 골키퍼는 적절한 자리가 아니다. 5년 안에 재건될 거 같지 않다",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스즈키를 눈독 들이고 있는 팀은 맨유뿐만이 아니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첼시,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세리에 A 나폴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등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는 그중에서도 웨스트햄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321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파르마 지역지에 따르면 파르마는 스즈키와 최소한 1년은 동행을 이어가길 원하기 때문에 올여름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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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파르마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