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좌완 파이어볼러가 필승조? 과부하의 롯데 불펜, 후반기가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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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2일, 오전 06:40

[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 foto0307@osen.co.kr[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 foto0307@osen.co.kr[OSEN=조형래 기자] 시속 150km 초중반의 공을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 필승조가 불펜 한 자리를 딱 차지할 수만 있다면, 어느 구단이든 두 팔을 벌려 환영할 것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인재가 있다. 

올해 롯데는 많은 신인급 선수들이 대거 1군에 데뷔했고 경기 마다 활약을 하면서 팬들에게 각인을 시켰다. 그 중 올해 최고의 발견 중 하나는 좌완 투수 홍민기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을 받은 홍민기는 기대를 모았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힘들 정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인 2023년 10월, 김태형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눈에 띄는 선수로 홍민기를 찍었다. 당시 어린 선수들의 이름을 모두 숙지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이름을 바로 언급하지 못했지만 “150km를 던지는 것 같더라”고 묘사했다.

지난해부터 홍민기는 조금씩 기대를 받았고 1군 대체 선발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도 1군 스프링캠프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2군에서 담금질을 했고 4월 초에는 일본 지바현에 위치한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 랩에서 약 3주 간 바이오메카닉에 기반한 트레이닝을 받고 돌아왔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삼성은 원태인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홍민기가 역투하고 있다. 2025.06.22 / foto0307@osen.co.kr

여기에 2군에서 김상진, 문동환 코치, 잔류군의 김현욱 투수 코치, 임경완 퍼포먼스 코치가 모두 합심해서 홍민기 최적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시속 140km대 후반에서 150km 초반대의 구속을 던지던 홍민기였다. 그러나 현재는 150km 중반대 구속을 가볍게 찍는 파이어볼러 좌완 투수로 거듭났다.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강속구 좌완 투수를 롯데가 육성해낸 것이다. 

5월 17일 삼성전에서 불펜 등판해 시즌 첫 등판을 치렀다. 그리고 6월 18일 한화를 상대로 깜짝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의 깜짝 호투까지 선보였다. 이후 홍민기는 본격적으로 중용을 받았다. 불펜에서 롱릴리프 상황은 물론 짧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난 8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3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데뷔 첫 선발승 기회까지 잡았다.[OSEN=부산, 이석우 기자]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삼성은 원태인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홍민기가 6회초 2사 2루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잡은 레이예스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2025.06.22 / foto0307@osen.co.kr

최고 시속 156km, 평균 구속도 150km를 찍는데 포심이 커터성으로 휘어진다. 여기에 슬라이더도 140km 초반대 구속까지 찍는 빠른 슬라이더, 타이밍을 뺏는 느린 슬라이더를 던진다. 투피치 투수지만 구질이 다른 3개의 공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의 구종만 더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홍민기를 불펜 자원으로 낙점했다. 당장은 필승조를 보좌하는 역할이지만 필승조 역할까지도 수행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들 중에서는 홍민기가 기대이상으로 큰 역할을 해줬다”며 “일단 홍민기는 중간에서 던지며 더 확실해진다. 운영하기가 더 좋을 것 같다. 필승조 4명이면 항상 4명이 대기할 수는 없지 않나. 연투로 빠지고 또 근육이 뭉칠 수도 있다. 그랬을 때 홍민기가 역할을 해주면 좀 더 수월해질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 / foto0307@osen.co.kr

롯데 불펜은 전반기 막판, 과부하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마무리 김원중은 어깨에 불편감을 호소하면서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두산 3연전 중 2경기에서 휴식조였다. 김원중이 빠지자 다른 불펜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19년 고효준(15홀드) 이후 6년 만에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구단 좌완 투수가 된 정현수는 6월까지 2.6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들어서 성적이 폭등했다. 7월 6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37.80(1⅔이닝 7자책점)에 달했다. 이미 리그 최다 경기 등판(54경기) 투수이고 87경기 등판 페이스다. 이 정현수의 역할을 같은 좌완 투수인 홍민기가 덜어줄 수 있고 또 정철원 최준용과 역할을 분담해서 필승조에 준하는 역할을 맡아준다면 롯데 불펜의 과부하도 덜어질 수 있다. 물론 홍민기 역시도 과부하에 걸리는 상황 없이 조절을 하는 게 중요하다. 

롯데 불펜의 운명 뿐만 아니라 올 시즌 롯데의 명운까지 홍민기가 짊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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