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조형래 기자] “한국에서 태어난 거 맞나?”
KBO리그 올스타전 그 자체가 된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37). 올해 감독 추천 선수로 선정이 되면서 통산 16번째 올스타전에 출장하게 됐다. KBO리그에서 활약한 18년 동안 활약하면서 2006~2007년, 데취 첫 2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스타전에 출장하면서 KBO리그 올스타전 최다 출전 선수가 됐다.
김현수는 올 시즌 87경기 타율 2할9푼9리(294타수 88안타) 7홈런 58타점 OPS .823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23홈런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경신할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는 “올스타전 나올 때마다 재밌게 하려고 오고 있긴 하다. 뒤에 나가는 선수들은 잘 더그아웃에 있다가 나오면 된다”라면서 “크게 의미 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많이 뽑힌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이제 올스타전에서 선수별 퍼포먼스는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됐다. 그러나 김현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뒤에 나가는 선수들은 퍼포먼스가 강렬하지 않으면 나왔는지도 모르고 끝나는 선수들도 있다. 조용히 지나갈 생각이다”라며 “제가 절대 할 수 없는 퍼포먼스들을 해서 다 기억이 난다. 작년에 선수들이 춤도 잘 추고 카메라 앞에서도 잘 하더라”라고 웃으면서 후배들의 퍼포먼스를 응원했다.
올해를 제외하고 지난 15번의 올스타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올스타전으로 2010년 올스타전을 꼽았다. 그는 “당시 대구에서 비가 오다 안오다가 경기를 했다. 1회 (김)광현이가 8점인가 주고 1회도 못 채우고 내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우리 팀이 뒤집어서 그 경기를 이겼다. 근데 나만 안타를 못 쳤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김현수가 말한 2010년 올스타전에서 이스턴 올스타 선발 투수였던 김광현이 ⅓이닝 동안 6실점 하면서 조기 강판됐지만 결국 이스턴 올스타가 황재균(당시 롯데)의 끝내기 안타로 9-8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당시 김현수는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올스타전의 산증인이지만, 공교롭게도 올스타전 MVP는 한 번도 없었다. 김현수는 2019년 올스타전을 떠올리면서 “그때 MVP 받을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동료였던 고우석이 방화를 하면서 기회가 없었진 것 같다”라고 웃었다. 당시 팬투표 1위로 나눔 올스타에 뽑힌 김현수는 당시 동점 투런포, 역전 2타점 적시타 등 5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MVP급 성적을 기록했지만, 팀 동료였던 고우석이 9회 3실점 하면서 패했다. 이 해 MVP는 한유섬이 수상했다.
수많은 선수들을 봐 왔지만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유독 궁금한 선수가 있다. 바로 KT 위즈 안현민(22)이다. 안현민은 올해 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60경기 타율 3할5푼6리(216타수 77안타) 16홈런 53타점 42득점 5도루 OPS 1.113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정말 멀리 친다. 힘만 좋다고 생각했는데 컨택 능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맞추니까 더 좋은 힘이 발휘되는 것 같아서 인상깊게 생각했다”라며 “한국인이 맞나라고 궁금할 때도 있었다. 1루에서 농담 삼아 조상 중에 외국인이 있는 게 아닌지 물어볼 정도였다. 그 정도로 너무 좋은 선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선천적으로 힘도 좋은데 후천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몸이 단단한데 스윙 자체가 너무 파워풀하고 컨택 능력까지 갖췄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막 7연승을 질주하면서 1위로 전반기 중반을 넘어섰던 LG는 최근 주춤하면서 한화에 1위 자리를 내줬고 한화와 4.5경기 차 2위를 기록 중이다. 그는 “초반에는 우리가 정말 잘 나가는 팀이었다. 하지만 부상도 생기고 선수들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2위로 마친 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선수들 모두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때 아쉬운 부분을 잘 채워서 선수들과 후반기 잘 준비하겠다. (1위가)가깝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멀다고 생각들지도 않으니까 한 번 따라잡을 수 있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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